<시리즈> 조합 설립 「카운트다운」 용산상가의 과제 (1)

용산 전자단지 상점가 진흥사업 협동조합(가칭)이 오는 25일 결성된다. 용산 전자상가내 6개 상가상우회장이 주축이 돼 준비해온 조합 결성노력이 이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용산전자단지 세계화 추진위원회」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점가 진흥조합으로 방향을 선회한 지 반년이 지났다. 곧 탄생될 용산전자단지 조합의 앞으로의 과제를 조명해본다.

<편집자>

용산 전자단지 조합은 먼저 용산 전자상가의 발전을 근본취지로 한다. 따라서 공동의 이익을 최우선이다. 용산 전자상가내 상인들이 처음 단체를 구성하려하던 의도도 바로 이것이다.

조합결성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것은 규모가 작은 개별 상가 상우회의 힘의 한계 때문이다. 갈수록 강력한 힘을 가진 조직이 필요했고 각 상가 상우회장단이 모여 조합 설립을 결의한 것이다. 25일 창립총회는 이같은 결성의 결과다.

이미 정관과 설립취지서, 사업계획서 등이 마련했다. 총회 의결을 거쳐 내년부터 정식 사업에 착수한다. 설립취지서에서 조합 발기인들은 용산 전자상가의 협업화와 조직화로 유통산업의 대외경쟁력 제고를 조합 설립의 제 1목표로 정했다. 21세기 정보시대에 낙후된 유통산업으로는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용산 전자상가는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자유통의 대명사로 자부해왔다. 그러나 이후 대형 양판점과 할인점, 회원제 창고형할인점 등의 등장으로 명성과 매출을 잃기 시작했다. 가격경쟁력에서 뒤지면서 시작된 가격인하 경쟁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가격전선을 무너뜨렸다.

외부적인 요인만 문제가 아니었다. 옆 점포와의 제살깎기식 가격경쟁도 벌어졌다. 그 결과 올초 「무더기 도산」이라는 참극이 빚어졌다. 초창기 사업자들은 이제 전체의 30%에도 못미친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흥 전자상가의 등장은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용산 전자상가는 정착촌이나 청운의 꿈을 안고 기술로 도전하는 벤처시장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그동안 「단합후 경쟁」이 아닌 「경쟁 최우선」이라는 자충수에 걸려 외부의 도전에 맞설 자생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일본의 전자양판점들은 일정규모 이상 자국 업체들의 몫을 만들어놓고 경쟁에 나선다. 오늘날 세계 최대의 전자시장을 이루고 있는 일본 유통업계의 힘이다.

시장에서 공동의 몫을 만들어나가는 일이 지금 용산전자상가에서 가장 시급한 일이다. 따라서 상가 단일화를 표방하는 조합 설립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공동구매, 공동판매 등 공동사업 전개는 용산전자상가 개장 이후 가장 획기적인 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차례대로 진행된다면 이렇게 만들어낸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의 제품보다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설립 추진위원회의 관계자는 『내년 사업에서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이 아닌 만큼 단계적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특히 공동구매, 판매, 택배, 브랜드 등 단합된 힘을 매출에 직결시킬 수 있는 사업쪽으로 조합의 힘을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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