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계에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디지털 물결은 카메라산업에도 예외없이 몰아치고 있다.
필름 대신 메모리카드에 이미지를 저장함에 따라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 카메라는 PC가 이미 웬만한 가정에 보급된 데 힘입어 기존의 필름 카메라를 급속히 대체하며 차세대 유망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설계 및 생산 측면에서 볼 때도 디지털 카메라는 광학기기적인 요소와 함께 전자기기적인 요소가 많아 카메라나 필름업체는 물론 가전, 컴퓨터 주변기기업체가 앞다퉈 참여하면서 이미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비디오폰, 폐쇄회로(CC)카메라 등 홈오토메이션(HA)기기 전문업체로 잘 알려진 (주)한국통신이 시장에 남보다 앞서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같은 디지털 카메라의 특성 때문이다.
유춘근 연구소장은 『이미 비디오폰이나 CC카메라 분야에서 10년 이상 영상신호처리 분야 핵심기술을 축적해온 것이 디지털 카메라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 업체가 디지털 카메라 생산을 의뢰해온 것을 계기로 (주)한국통신은 지난해부터 제품 양산을 개시함과 동시에 독자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하드웨어 부문과 소프트웨어 부문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구성된 디지털 카메라 개발팀은 1년 동안 총 15억원을 투입, 올 8월 독자모델 「치코」 KDC-1을 완성했다. 「치코」라는 애칭은 「찍고」라는 우리말을 영어식으로 표현한 아이디어다.
한국통신이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 「치코」는 35만 화소급이지만 PC의 디스플레이 포맷에 부합되는 VGA CCD(고체촬상소자)를 채용하고 야간에도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고도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거리까지 촬영할 수 있는 「슬로 스캔기능」을 내장해 기본성능상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내, 외장 메모리간에 데이터 복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추가했다.
유 소장은 디지털 카메라사업의 당면과제에 대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일본업체들은 국내업체들보다 1년 이상 앞서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부품산업이 탄탄해 세계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
이같은 일본업체들에 대응하기 위해 고화소, 저가격을 지향하는 제품들을 잇따라 개발, 한국통신을 세계적인 전문업체로 만들겠다는 것이 유 소장이 이끌고 있는 한국통신 디지털 카메라팀의 희망이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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