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용도의 반도체 시장을 둘러싸고 프로그래머블로직디바이스(PLD)와 주문형반도체(ASIC) 제품의 수요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일링스, 알테라 등 국내 주요 PLD 공급업체들은 기존 ASIC 제품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고집적 PLD 소자를 잇따라 출시하고 제품 가격을 대폭 내리는 등 ASIC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집적 용량이 낮고 가격이 높아 PLD의 사용을 꺼려왔던 ASIC 수요자들도 향후 25만 게이트 이상의 고집적 용량과 프로그램 수정 기능을 갖는 PLD 제품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PLD와 ASIC간의 시장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 최대 PLD 공급 업체인 자일링스는 최근 0.25 미크론 공정 기술을 적용한 25만 게이트 집적용량의 「XC4000XV」 시리즈를 출시, 본격적인 ASIC 수요 대체에 나섰다.
알테라도 대대적인 PLD 제품 가격 인하와 함께 25만 게이트 용량이 지원되는 「FLEX10KB」 제품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며 앤티퓨즈 방식 FPGA 공급업체인 액텔은 전체 시스템 제작 비용을 50% 이상 절감한 「MX」시리즈를 본격 선보이는 등 PLD 시장 수요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공급되는 PLD 제품은 집적도 및 가격 면에서 ASIC과 유사하면서도 부가적으로 쉬운 설계 및 프로그램 수정 기능을 함께 가짐으로써 대부분의 ASIC 수요를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PLD 업계측은 보고 있다.
이러한 PLD측 공세에 대응, 국내 주요 ASIC 업체들은 PLD로 설계된 제품을 빠르게 ASIC화시켜 샘플 제공은 물론 이의 검증 및 양산까지 수행하는 종합적인 ASIC 개발 용역 체제를 서둘러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ASIC 업체는 이를 통해 제품 설계 및 공급 기간을 1개월 수준까지 단축하고 제조 단가 또한 더욱 낮춰 나갈 계획이며 향후 표준형제품(ASSP)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 수요 확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 ASIC 업체 한 관계자는 『PLD와 ASIC은 경쟁 관계이기 보다는 상호 보완되는 제품으로 그 용도에 따라 수요처가 서로 다르다』고 전제하며 『하지만 최근 PLD 제품의 빠른 고집적화 및 저가격화 추세로 인해 점차 PLD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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