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관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핵심부품인 컬러필터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고 최근 사업을 정상궤도에 진입시키고 있다.
컬러필터 국산화의 주역인 컬러필터사업부장 권태종 이사(45)는 『컬러필터의 국산화는 다가오는 21세기에 삼성전관의 성장을 이끌어가고 나아가 국내 TFT LCD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는 신념아래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컬러필터란 유리기판 위에 적, 녹, 청의 화소를 배열시켜 액정표시소자가 컬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부품으로 동영상과 색상이 생명인 TFT LCD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권 이사가 컬러필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2년부터. 당시 삼성코닝에서 기획업무를 맡고 있던 그는 미래 비전사업의 하나로 컬러필터사업을 제안했고 이 제안이 전격 수용되면서 사업팀장을 맡게 됐다.
삼성코닝에서 컬러필터사업을 준비해오던 권 이사는 95년 그룹에서 삼성전관을 컬러필터사업체로 재조정함에 따라 삼성전관으로 자리를 옮겨 일을 계속하게 됐다.
『컬러필터의 개발은 그리 힘들지 않았던 것같습니다. 삼성코닝이 ITO 코팅유리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연관기술을 확보하고 있었고 회사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권 이사는 『가장 힘들었던 기간은 지난해 1월 20명의 부원들을 데리고 연구소를 떠나 천안공장으로 옮기면서부터 양산에 나서기까지 1년여간이었던 것같다』고 술회했다.
공장을 짓는 데서부터 설비도입과 생산공정 확립, 부대시설의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라는 것.
『저를 비롯한 부원들이 대부분 연구소에서만 줄곧 일해왔기 때문에 생산현장이라는 곳이 낯설고 업무도 생소해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권 이사는 『신규사업을 신규공장에 시작하는 것은 2배 이상의 어려움이 따르더라』며 싱긋 웃는다.
『초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숙식을 같이 하며 시험가동 3개월만에 양산에 나서고 양산 3개월만에 기대 이상의 수율향상을 이룩할 수 있게 해준 부원들의 노고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삼성전관의 컬러필터사업부는 짧은 기간에 많은 일을 해냈다. 1라인의 조기안정화와 함께 내년 1월이면 2라인의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게다가 1라인의 5백50×6백50㎜ 규격의 컬러필터 생산설비는 세계에서 세번째이며 2라인의 6백×7백20㎜ 규격은 세계에서 첫번째다.
『2라인의 가동에 들어가는 내년에는 연간 5백만개의 컬러필터를 생산, 1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입니다. 세계 컬러필터 시장은 지난해 3백51억달러, 2000년에는 7백7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일 만큼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권 이사는 『세계 컬러필터 시장은 일본업체들이 86%를 장악하고 있을 만큼 독보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삼성전관은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제2의 브라운관 신화를 만들어 나갈 작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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