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통 서비스-장비 업체간 공조 급하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잇따른 신규 서비스 개시와 지속적인 국민경제 성장에 편승하여 국가 제1의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89년 이후에는 전년도 누계 가입자의 1백%를 상회하는 놀라운 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입자가 금년 말까지 7백만명이 넘어서리라는 예측이 이동통신산업의 무게를 가늠케 한다.

이같은 성장세는 이동통신 서비스 요금의 지속적인 인하와 다양한 서비스개발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005년에는 유선계와 무선계의 비율이 동일한 수준에 달하리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산업이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근복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비스업체와 단말기를 비롯한 장비업체간 조화가 이루어져야만 이동통신산업이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같은 지적은 신규 서비스 분야에서 더욱 설득력을 갖게 한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 PCS의 경우 단말기의 절대 부족으로 절름발이 서비스를 못 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금년 말까지 1백40만대의 PCS단말기가 필요한 상황이나 공급은 1백만대에도 못미쳐 40여만명의 가입자가 서비스 혜택을 못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전체 예약가입자의 3분의 2 정도가 서비스를 못받는 극심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오는 11월부터 서비스에 나서는 지역 TRS사업자 역시 단말기 수급 불균형으로 서비스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TRS, 세방텔레콤, 대구TRS 등 5개 지역 TRS사업자들은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국내 단말기 독점 공급업체인 현대전자가 서비스 실현을 위한 최소물량인 업체당 5백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1백만∼2백대만을 공급, 사실상 본격적인 서비스는 금년말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PCS와 TRS 서비스가 단말기 부족으로 초기부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PCS의 경우 당초 계획보다 2개월여 앞서 서비스에 나선 것이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원인은 서비스업체와 단말기 업체간의 공조체제 결여에 기인한다.

단말기업체들이 물량공급을 늦추고 있는 것은 제품 공급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포석을 깔고 있다.

TRS서비스의 차질은 서비스업체와 단말기 제조업체간 공조 결여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역 5개 TRS사업자들은 지오텍장비를 공급받아 사업에 나설 계획인데 지오텍과 단말기 독점 공급계약을 맺은 현대전자가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고 초기에는 전량 수입하여 서비스업체에 공급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는 자체 생산 설비를 갖추는 내년 2월까지 마진이 적은 수입 공급물량을 최대한 줄이는 대신 부족물량은 내년 2월부터 자체 생산하여 공급한다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단말기 물량이 초기에는 모자라는 상황을 연출하나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역현상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PCS 단말기의 경우 내년 2.4분기부터는 월 50만대 이상의 단말기가 남아 돌아 수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PCS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음을 감안할 때 수출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정보통신부가 CDMA 셀룰러와 PCS 등 이동전화시장의 경쟁질서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 PCS 단말기 부족 해소방안을 마련한 것은 그나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시장은 불과 4∼5년 사이에 급성장한만큼 튼튼한 뿌리내리기가 최대 과제다. 뿌리가 부실한 상태에서 줄기와 열매가 무성하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서비스업체와 단말기업체간 견고한 공조체제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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