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로 예정된 2단계 정보기술협정(ITAII)을 위한 다자간 협상을 앞두고 미국 정보산업계가 반도체 제조장비와 디지털 카메라 등 무려 2백60개 품목을 ITAII 협정 대상 품목으로 지정할 것을 미무역대표부(USTR)에 제안한 것으로 밝혀져 세계 정보통신산업계에 엄청난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 정보산업계는 종전 관세철폐에 국한된 정보기술협정의 범주를 비관세 장벽 철폐 및 인터넷 교역 등으로 확대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2단계 협정 체결을 둘러싸고 미국과 ITA회원국간 통상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통상산업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보산업계를 대표한 ITA연합은 최근 2단계 정보기술협정에서 ITA품목의 조기 관세철폐 외에 새로 2백60개 품목 추가와 비관세 장벽 철폐, 인터넷 교역확대 등을 의제로 삼을 것을 미무역대표부(USTR)에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12개 정보기술산업 관련단체들로 구성된 ITA연합이 「산업계의 제안」이란 형식으로 USTR에 전달한 내용을 보면 우선 양허 세율이 3% 이하인 품목에 대해서는 무세화의 시기를 앞당기고 ITA 대상품목 중 부품에 대해서는 역관세를 제거하는데 협상의 초점이 맞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단계 ITA협상 대상품목인 2백3개 외에 반도체제조 장비, 밧데리, 디지털 카메라 등 2백60개 품목을 추가 협상대상 품목으로 지정해야 하며 진단 시약과 ITA 품목용으로 수입되는 출판물에 대해서도 무관세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비관세 장벽 제거와 관련, 전자파적합성, 전기안전, 통신망 부속서 등에 대해 중복적 시험인증 또는 기술적 요구를 폐지하고 기술적 요구사항 및 인증대상 품목, 확인 절차의 투명성을 보장받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이밖에 정부 투자기관이나 공기업의 구매 조달 문제를 해결하고 소프트웨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려 관련 소프트웨어가 수록된 매체물까지 무관세화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활상화를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 구축에 필요한 장비와 ITA에 해당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일반교역과 동일하게 무관세를 요구한다고 미무역대표부에 요구했다.
이같은 미국 정보산업계의 주장은 관세철폐 일정을 단축시켜 세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자국 상품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협상의 초점을 비관세 철폐 등에 맞춰 통상무역에도 우위를 점하려는 속셈으로 해석되고 있다.
통산부의 김용래 사무관은 『미국 산업계가 제출한 제안서를 보면 종전의 관세철폐에서 비관세장벽 철폐와 인터넷 교역 확대 등으로 ITA협상을 몰아가려는 의지를 발견할 수 있다』면서 『이같은 내용이 USTR에 의해 받아들여 질 경우 2단계 ITA협상은 엄청난 파고를 몰고 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국내 정보산업계의 한 관계자도 『미국이 무관세화 대상 품목을 기존보다 많은 2백60개 정도를 추가하려는 의도는 통신 장비와 SW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자국의 입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미국 ITA연합은 정보기술산업협회(ITIC)와 미국전자협회(AEA)등이 주도하는 단체로정보통신 관련 10개 단체와 IBM, 컴팩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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