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룹웨어를 포함한 인트라넷 관련 잠재시장 규모는 7백억원. 이 가운데 80%는 외국제품.」 모 인트라넷서비스 업체가 분석해 고객용으로 내놓은 국내 인트라넷 시장의 현황자료다.
이 데이터는 2, 3년 전만 해도 단순한 호기심과 편리성의 대상이었던 인터넷 관련사업이 점차 부각되고 있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지난 2, 3년간 인터넷서비스나 인트라넷, 관련 SW개발사 등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최근들어 1백개사를 헤아리는 등 인터넷 관련 산업분야가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 3년 전의 기술이 이미 노화된 기술로 여겨질 만큼 기술개발이 빠른 이 시장에 국내 최초로 뛰어든 업체다.
연세대 전산학과를 졸업한 이재웅 사장(29)은 93년부터 2년간 프랑스 파리고등사범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돌아와 뜻을 같이하던 동료 두명과 함께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하게 된다.
당시 5천만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1년여의 연구를 거쳐 인터넷 영상회의 시스템인 「IC네트」를 비롯, 인터넷 메일시스템 「한메일네트 1.0」, 인트라넷 그룹웨어 「인트라웍스 1.0」, 인터넷 상거래시스인 「숍스페이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그는 파리고등사범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면서 동료들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갖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단순히 엘리트적인 통신방법으로만 이를 이해했다고 한다. 파리 유학시절부터 인터넷이라는 PC통신매체를 이용한 다양한 사업구상을 해왔던 그는 1년여 만인 지난 96년 10월 인트라웍스 1.0을 내놓았다. 한발 늦게 이 분야에 참여한 벤처기업 버추얼아이오와 전략 제휴를 통해 내놓은 이 제품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시장에서 차츰 알려지기 시작하고 경쟁사와의 차별성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창립 이래 변치않는 최종 개발목표를 자사의 기획력과 SW개발경험 및 콘텐츠 결합에 기초한 인터넷 SW 개발에 두고 있다. 이는 이 회사로 하여금 모든 분야의 개발경험과 해외 신기술동향 파악은 물론 해외영업력을 동시에 갖추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따라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경쟁사들처럼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디까지나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한 과정 정도로 여기고 있다.
이 회사가 구축한 웹사이트들은 영화분야 온라인서비스인 CY.NEMA, 여행분야 온라인서비스인 투어월드, 웹기반 무료 전자메일 서비스인 한메일 네트, 청소년 대상의 웹진인 채널10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몇몇 사이트는 미국 마젤란 리뷰에서 별 4개의 최고등급으로 선정됐으며 미국 포인트커뮤니케이션 리뷰에서는 한국업체 최초로 톱5% 사이트에 선정될 정도로 성가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활동으로 최초 참여업체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 회사도 지난해부터 세계적 업체의 두터운 벽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뒤늦게 인터넷 윈도NT버전 등 제품개발에 참여한 미국업체가 인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먼저 개발에 들어갔던 우리와 같은 시기에 제품을 내놓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실토한다.
그러나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러한 외국의 보이지 않는 공세에 대비한 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올 초부터 미국시장에 자사 제품을 벤치마크테스트할 업체를 두어 제품성공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는가 하면 프로그레시브NW 및 아이콘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들과 각각 리얼오디오, 비디오 분야 및 인터넷 영상회의 분야에서 기술협력 관계를 맺고 상호교류를 통해 미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해가고 있다.
이는 미국시장에서 제품수준을 인정받지 못하면 이 사업에 뛰어든 보람과 결실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최근 통산부가 추진하는 전자상거래(EC) SW개발 사업자선정에서 18대 1의 경쟁을 뚫고 SW개발자로 선정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미래를 준비하는 비전과 기획력, 「다음 세대의 통신환경을 이끌어 나간다」는 일관된 의지를 통해 스스로를 부각시키면서 성장한 것이다.
이 젊은 기업은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브라우저를 만든 업체라도 최초의 개발성과를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면서 투자를 통한 시장창출을 이뤄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올해 30억원이라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매출을 달성한 한 벤처기업의 자화상을 통해 우리가 세계 SW시장에서의 새로운 별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향후 사업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찾아보고자 하는 기업들은 이 작은 벤처기업이 갖고 있는 세계시장에의 도전의지와 일관된 방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사장
『일반적으로 벤처기업을 만들면 2, 3년 안에 장외주식시장인 코스닥에 상장해 일확천금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벤처기업은 시간이 지나면 회사설립 초기와는 달리 경영, 조직, 해외기술 개발동향 파악, 마케팅 등 기술개발 외적인 무수한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인터넷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을 목표로 해 인터넷 SW개발사업에 뛰어든 「벤처기업 3년차」 이재웅 사장(29)은 『벤처기업 초기의 시장전망과 2, 3년 후의 사업전망은 또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벤처기업이 젊은 만큼 도전정신으로 창조를 해나갈 수 있는 반면 기업문화 확립 등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최근 인터넷 응용SW를 개발하는 업체들이 시스템통합(SI)업체화하면서 네트워크구축 사업을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다음커뮤니케이션도 당장 SI사업 성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 그러나 이 분야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이미 많이 포진해 있고 원래 방향도 순수한 SW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우리도 고객의 커스터마이징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서버 형태의 프로그램 개발정신이 「고객들로 하여금 더이상 손대지 않고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있는 만큼 될 수 있으면 커스터마이징은 하고 싶지 않다.
-인트라넷 SW개발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 개발사들이 자생력을 가지고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을 든다면.
내수시장이 좁기 때문에 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당장은 중기전산화에 초점을 두어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해외진출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아웃소싱을 통한 개발에 대한 생각은.
다음은 설립 초부터 인하우스 개발전략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클라이언트서버 개념의 완벽한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다 보니 다양한 기술을 섭렵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개발력이 약한 부분은 인트라웍스를 내놓을 때 그러했듯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버추얼IO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전략을 계속 밀고 나갈 생각이다.
-벤처기업으로서 기업문화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연봉제의 급여체계를 갖추고 있는 우리회사는 초기에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인력이 30명으로 늘어나자 조직 구성상의 문제가 발생했다. 벤처기업이 겪는 최대 어려움은 중소기업으로 시작한 벤처기업들이 성장하면서 모델로 삼을 만한 기업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기업의 룰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 내부의 조직법이나 사례를 만드는데 무척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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