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가격 급상승세

지난 90년대 초만 해도 2백만원대의 부업용 기기에 불과했던 자동판매기가 최근 몇 년 사이 4백만원대로 급상승하면서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산전을 비롯, 삼성전자, 해태전자 등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출시한 복합자판기의 경우 4백10만∼4백95만원으로 기존 커피자판기나 캔자판기에 비해 무려 1백만원 이상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93년 커피자판기와 비교하면 2백만원 이상이 비싼 셈이다.

이처럼 자판기 가격이 크게 오른 데는 업체들이 기존 기계에 비해 기능이 한두가지씩 추가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매년 10%가량 인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판기 제조원가의 인상과 함께 마진율의 상승도 자판기의 고가화를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판기는 대리점에 의한 판매가 많은데 대리점들은 대부분 프로제 영업사원을 두고 운영하고 있어 이들에게 적정이윤을 확보해주지 않으면 판매신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들의 판매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프로제 영업사원을 확보하기 위해 판매수당을 많이 주고 있다』며 『4백만원짜리 자판기 1대를 팔면 1백만원 이상이 수당으로 떨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평균 유통마진이 25%가 넘는다.

복합기종뿐만 아니라 커피자판기, 캔자판기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커피자판기의 경우 신기종 소비자가격이 4백만원대이고 캔자판기도 4백40만∼4백5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 및 물가상승을 감안한다면 자판기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원가절감과 유통질서 정착을 위한 노력들이 뒷받침된다면 가격인상은 억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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