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가전제품 신제품의 출시 시점이 파괴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가전 신제품의 출시 시점은 거의 고정돼 있었다. 연초에는 TV, 가을에는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연말에는 냉장고 등과 같은 등식이 그동안 성립돼온 것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러한 고정 틀이 사라지고 있다. 가전업체들이 저마다 신제품의 출시 시점을 달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LG전자는 경쟁사와 달리 올해 9월에는 전자레인지 신제품을 내놓지 않는다. 지난 5월에 「온도프리」 전자레인지를 내놓으면서 신제품을 물갈이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대우전자가 이달 전자레인지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데 맞춰 용량을 달리한 후속 모델을 한 두개 모델 출시할 예정이다.
가전3사가 일제히 세탁기 신제품을 발표한 지난달 동양매직은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동양매직 역시 지난 봄에 신제품을 발표했기 때문인데 내년 봄께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올들어 TV신제품의 출시는 업체마다 제각각이었다. 대부분 같은 달에 심지어 같은 주에 출시 일정을 맞췄던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1월에서부터 5월까지 TV업체마다 신제품 출시 일정을 달리했다.
가전업체들이 거의 동시에 신제품을 교체하는 일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가전업체들의 가전 신기술의 개발능력이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사실 가전제품은 컴퓨터와 같은 정보기기와 달리 적용할 신기술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 그런데도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해마다 신제품을 교체했다. 경쟁사가 신제품을 출시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고해서 조금 기술을 보완해놓고 신제품으로 내놓는 일이 없지 않다는 게 제품 개발자들의 말이다.
그런데 가전제품 신제품이 기존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된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덩달아 신제품을 내놓는 전략이 더이상 먹혀들지 않게 됐으며 자칫하면 경쟁사에 비해 제품력이 뒤진다는 인상을 심어줄 우려도 있는 것이다.
또 가전업계에는 최근 채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제품의 생명주기(라이프 사이클)를 되도록 늘리려 하고 있다. 해마다 신제품으로 물갈이하는 것을 지양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도 제품 출시시점을 달리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경쟁이 치열한 데다 수요가 특정 시기에 몰리는 경향 때문에 신제품의 동시 출시가 당장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신제품이 연중 출시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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