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방송] 중국 민영방송 탄생 빗장 걸렸다

중국에서 외국자본을 바탕으로 하거나 민간자본에 의한 민영방송이 탄생할 가능성이 사실상 봉쇄됐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말 외국과 민간자본이 어떤 형태로든 방송사에 투자할 수 없도록 강력히 규제하는 「廣播電視관리조례」를 지난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조례의 주요내용은 방송사 설립과 운영, 네트워크 설립, 위성방송과 케이블TV, 방송프로그램 제작요건, 위반시 벌칙조항에 이르기까지 방송과 관련한 모든 항목을 담고 있다. 전국의 방송관리 업무에 대한 책임은 중국의 행정기관 조직인 국무원 방송행정 부문이 담당하고, 현급 이상 지방인민정부는 지방의 방송행정 관리업무나 기구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규정했다.

물론 이번 조례안의 핵심은 라디오와 TV방송사의 설립에 대한 규정을 매우 엄격히 했다는 데 있다. 중국 내에서 방송사의 설립은 기본적으로 省규모인 방송사의 경우 국무원 방송행정 부문이, 지방사의 경우 지방인민정부만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한 것. 따라서 개인이나 민간회사, 또는 방송관련 정부 부서가 아닌 정부기구가 독자적으로 방송사를 설립할 수 없도록 쐐기를 박은 것이다.

특히 1백% 외국자본이나 중국과 외국간 합작 또는 외국자본의 일부를 협조받는 것도 엄격히 규제대상에 포함시켰다. 편법으로 방송시설을 임대해주고 돈을 받거나 일정한 시간대를 양도하는 것도 금지됐다.

방송내용에 대한 정부의 통제도 엄격해져 구체적인 조항으로 규정됐다. 방송사가 외국 방송사들과의 교류하거나 위성송출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것도 제한받게 된다. 만약 방송사가 외화 또는 연속극을 수입해 방영하려면 국무원 방송행정 부문의 심사비준을 받아야 한다.

중국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을 외국에 수출하는 것 역시 국무원의 허가사항이다. 만약 이를 위반하면 활동을 즉각 정지당하고 경고장 발급과 함께 위법적으로 벌어들인 소득을 국가가 몰수하도록 규정했다.

중국정부가 이처럼 방송사 설립과정과 운영에 대한 사항을 엄격히 하고 나선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정부의 일방적인 자금지원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되면서 방송계마저 정부의 방송통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 일부 외국자본이 편법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재 프로그램 제작비용중 일부를 외국의 합작사와 분담하거나 일정한 시간대를 돈을 받고 팔아 특정프로그램을 편성하도록 하는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

또 방송사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개인기업의 자금을 찬조형태로 지원받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앙보다는 지방에서 이같은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 이를 정부가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또다른 해석도 가미되고 있다. 현 집권층이 올 가을 열리는 15차 중국공산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방송 길들이기 작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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