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영화계가 슈퍼맨, 배트맨의 계보를 이을 슈퍼급 영웅만들기에 분주하다.
차세대 영웅에 가장 근접해 있는 초능력자는 「스폰(Spawn)」이다. 뉴라인시네마가 4천5백만달러를 들여 만든 극장용 영화 「스폰」(감독 마크 다페)은 최근 미국내 개봉 1주만에 2천8백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지금까지 「스폰」은 차기 슈퍼영웅의 자질과 배경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작만화가 전세계 1백18개국에서 21개 언어로 출간돼 무려 1억1천만권이나 팔렸고, 캐릭터장난감도 1천만개나 팔려나갔다.
영화는 △화려한 특수효과와 색채 △음산한 분위기 △불손하고 외설적인 유모어 △헤비메탈과 얼터너티브음악 등 신세대의 감각에 맞게 포장돼 미국내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희극화된 슈퍼맨과 배트맨에 식상한 젊은이들의 구미에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스폰」은 『지옥에서 온 정의의 사자』라는 뉴스위크지의 표현만큼이나 염세적이고 혼란스러운 인물이며 어둡고 분열적인 성격을 지녔다. 한 마디로 독특한 캐릭터다. 북한에서 비밀 암살요원으로 공작활동을 벌이다가 상관에 의해 살해당했던 맬 시먼스(스폰)가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복수의 칼날을 세우고 지옥으로부터 세상으로 나온다는 식의 인물설정이다. 악마와 계약한 탓에 얼굴도 흉측하다.
지옥에서 온 볼썽사나운 외모의 인물이 정의를 위해 싸운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물론 계약이행을 종용하는 악마의 추격도 스폰을 견제하는 힘으로 등장, 스폰의 「홀로 무찌르기」를 부추긴다.
영화 「스폰」은 올 가을경에 한국에도 개봉될 예정이다. 깨끗한 이미지의 영웅에 익숙한 한국관객들에게 스폰이 먹혀들 수 있을 지 주목거리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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