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PP들 많다

출범 3년을 넘어선 케이블TV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2백만이 넘은 가입자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순항을 하고 있다고 보는 측도 있지만 프로그램제작사(PP) 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전반적으로는 아직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케이블TV가 비록 안정 성장을 이루고 있지는 못하지만 3년여 동안 이뤄 놓은 것 가운데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바로 PP들의 프로그램 제작 능력이다.

케이블TV의 경우 채널별 특성이 부여돼 있다. 따라서 전문분야의 프로그램 제작에 관한노하우가 누적되면서 분야별로는 지상파 방송사의 제작 능력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는 기존 지상파에 대한 프로그램 공급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하고 지상파의 공개방송을무색케하는 방청객이 몰려 드는 것 등으로 확인된다. 또 일부 프로그램은 지상파에서 포멧을그대로 적용할 만큼 탄탄한 구성능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지상파와의 프로그램 공동제작,방영은 HBS에서 시작했다.HBS는 대구MBC와 공동으로 풋풋한 사람사는 이야기를 다루는 「좋은 세상만들기」라는 프로그램을 제작, 지난 3월부터 8월말까지 공동으로 방영했다.HBS가 기획과 구성및 연출을 담당하고 HBS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비교적 탄탄한 시청율을 기록했다.

드라마 부분에서도 PP가 제작한 작품이 지상파를 탄다. Dramanet가 1년여 동안준비해 촬영에 들어간 「리조트」가 SBS에서 방영된다. 리조트는 레저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여행객들 사이에서 벌이는 갖가지 애피소드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조명한 건전한 드라마이다. SBS는 이 작품을 추석연휴에 방영할 계획인데 시청자 반응에따라 후속으로 제작되는 12편을 모두 방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상파와의 프로그램 교류는 아직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활성화될 수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지상파에서 PP의 프로그램 포맷 베끼기에 나설만큼 암암리에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다큐멘터리나 토론회등의 제작에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CTN의 프로그램 상당부분을 모방한 프로그램이 모 방송사에서 방영되어 물의를 빚었다.또 CTN의 프로그램 가운데 대선주자들을 조명한 프로그램이나 대선주자 정치개혁국민토론회 등은 비슷한 형태의 프로그램들을 지상파에 파급 시키기도 했다.

음악방송의 청중동원도 양적인 면에서 지상파방송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공개방송이 있는 날이면 대당 프로그램제작사는 밀려드는 청중에 몸살을 앓는다. kmTV, m.net는 공개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마다 몇시간전부터 학생등 청소년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는 등 수백m씩 줄을 서는 사태가 벌어져 지역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들어 오기가 다반사이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출연진 등의 정보를 입수하고 몰려드는 이들에게 관계자들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m.net의 야외 공개방송의 「go m.net go」경우 수천명씩 몰려 드는 성황을 이루는데 『출연진이나 쇼의 내용이 지상파 방송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것이 청중들의 평가이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우수성외에도 전문가들만 볼 수 있는 기술적인 면에서도 독자적인 성취를 갖고 있는 PP들도 있다. A&C코오롱의 경우 클래식 음악공연의 중계 능력이 이미 지상파를 능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39쇼핑이나 하이쇼핑 등 홈쇼핑업체들의 제품의 영상 구현 능력도 지상파에서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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