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적으로 인터넷TV, PCTV, 디지털TV 등의 상품화작업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과연 차세대 TV가 어떤 모습으로 정착될 지 아직까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차세대 TV의 윤곽을 살펴보면 우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차세대 TV는 더 이상 전파수신기에 머물지 않고 양방향 통신이나 정보검색을 가능케 하는 멀티미디어로 변화될 것이며 하드웨어 측면에선 사각형 브라운관과 전자총으로 인해 수십년동안 고정되었던 「블랙박스」의 이미지를 벗어나 벽걸이 TV나 스탠드 TV형태가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즉 기존 브라운관 기술로는 상상할 수 없는 초박형, 초경량 디스플레이가 차세대 TV에 채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TV산업계에 일고 있는 대변혁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는 데 발맞춰 삼성전자 영상사업본부는 기존 사업품목과 인력을 재편성하고 신규 사업팀을 신설했다. 「명품」 「플러스원」 TV 등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히트상품 개발을 주도했던 홍성표 부장을 팀장으로 한 이 팀은 현재 구체적인 사업품목으로 프로젝션TV의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반기술 축적 및 이를 채용한 차세대 TV의 상품화다.
브라운관을 대신해 TV의 얼굴을 결정지을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해선 여러가지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가장 강력한 후보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이다.
신규사업팀은 차세대 TV용 디스플레이로 LCD는 37∼55인치급 화면에, PDP 는 21인치에서 50인치 화면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기존 TV보다 해상도가 2배이상 개선된 고선명(HDTV) 대형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PDP는 일본의 후지쯔, NEC, 마쓰시타 등이 42인치급 시제품까지 발표하고 일부는 양산에 돌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국내업체들로서는 숨가쁜 추격전을 벌여야할 상황이다.
홍성표 팀장은 『차세대 TV는 기존 TV방송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채널을 수용할 것이고 게임기, PC 등과 결합해서 사용하는 등 사용환경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제한 뒤 『따라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는 삼성전자내의 영상정보연구소, 멀티미디어연구소, 기반기술연구소 및 해외 연구소와 연계되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신규사업팀의 분위기는 아직까지 아날로그시대와 디지털시대의 과도기를 대변해 주듯 다소 어수선하다. 하지만 팀장과 팀원들이 세미나와 정보교환을 위한 토론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하는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그 어느때보다 강렬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선진업체가 만들어놓은 교과서를 보고 시행착오를 반복해가면서 기술을 축적했던 아날로그 시대와는 달리 하루가 멀게 기술이 변하는 디지털시대엔 1등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냉험한 현실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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