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터미널과 컴퓨터간, 혹은 컴퓨터와 컴퓨터 사이의 데이터통신은 초기에는 일반 전화선을 통해서도 가능했으나 음성 전용으로 설계된 일반 전화네트워크는 데이터통신에 부적합하다는 견해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ITU-T의 전신인 CCITT(국제전신전화 자문위원회)가 패킷스위칭 네트워크(PSN)를 활용할 수 있는 「X.25 권고안」를 70년대 중반 제정하게 됐다.
이 권고안은 패킷스위칭 네트워크에 사용되는 장비간 연결방식을 정리해 놓은 일종의 규정(프로토콜)으로 DTE(Data Terminal Equipment)와 DCE(Data Circuit-terminating Equipment)간 데이터통신 방식을 표준화한 것이다.
DTE는 일반적으로 사용자 장비로 불리는데 브리지, 라우터, PC, 워크스테이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DTE인 브리지나 라우터는 LAN과 PSN을 연결하는 경우에 사용된다.
DCE는 DTE와 PSN을 접속하는 네트워크장비로 보통 DSU/CSU가 이에 속한다. DSU/CSU는 터미널, PC 등에서 형성된 디지털데이터를 곧바로 디지털회선(PSDN 등)으로 송출하는 장비로 디지털데이터를 아날로그회선(PSTN)으로 보내는 모뎀과 역할은 같지만 형태는 다르다.
모든 DTE는 DCE와 짝을 이뤄 사용되며 하나의 DCE는 여러개의 DTE에 접속될 수 있다.
DTE와 DCE로 구축되는 X.25는 사설망에 사용될 수도 있고 공중망에 도입될 수도 있다. 한 기업이 큰 비용을 들여 성능이나 보안의 필요성이 있는 사설망을 꾸밀 때 X.25는 상당히 좋은 솔루션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X.25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광역 공중망의 역할에 더 큰 비중을 갖고 있으며 전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국제 데이터전송망으로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X.25의 장점은 신뢰성, 응용성, 서비스호환성 등 여러 측면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이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우선 X.25는 패킷 형태의 데이터가 중간에 손실되거나 없어질 경우 이를 체크해 재전송하는 정교한 에러체크기능을 갖고 있다. 한 회선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회선을 통해 패킷을 보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LAN과 LAN간, 호스트와 호스트간, 터미널과 호스트간을 연결할 수 있는 응용성도 X.25의 보급을 확대시킨 요인이다. 이는 X.25망이 TCP/IP, SNA, XNS 등 각종 프로토콜을 라우팅, 브리징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와 함께 X.25는 호환성을 보장, 어느 회사의 장비를 쓰더라도 데이터 전송에 무리가 없다.
반면 X.25는 대역폭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X.25가 보장하는 대역폭은 2.4∼56/64kbps 정도에 그친다. 이것은 원거리에서 터미널과 호스트를 접속하는 방식으로는 적합하나 많은 데이터가 오고가는 인터네트 워킹부문에 도입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X.25가 개발될 당시에 최대 장점으로 꼽혔던 에러체크기능이 현재는 단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X.25의 완벽한 오류수정과 흐름제어, 오류패킷의 재전송 등 신뢰성 있는 메커니즘이 결국 회선에 오버헤드를 발생시켜 패킷전송에 무리를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X.25는 신뢰성 높은 데이터 전송능력 덕분에 현재까지도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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