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전자부품업체 상반기 매출.순이익 급감

상장 전자부품 업체들은 올 상반기에 국내 세트산업이 수출둔화와 내수침체라는 이중고를 겪는 바람에 전반적으로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의 신장세가 뚝 떨어지는 부진을 보였다. 그러나 내수, 수출 양면에서 크게 호조를 누린 이동통신기기 시장의 호조로 이들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대체로 세트와 부침을 같이 했다.

종합부품업계는 물론 브라운관, 콘덴서, 음향부품 등 대부분의 부품업계는 세트산업의 부진으로 상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던 반면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이지텍, 대덕산업 등 PCB 4사는 이동통신기기용 고부가 다층기판(MLB)의 수요가 폭증,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50% 이상 대폭 늘어나는 호조를 누렸다.

한편 동종 업체들이 전반적인 부진에 허덕이는 가운데서도 삼성전기, 성문전자, 공성통신 등 몇몇 업체들은 감량경영과 제품의 고부가화 또는 사업다각화로 좋은 성적을 올리는 등 불경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한 사례들도 눈에 띄었다. 주요 업종별 상장업체들의 상반기 성적표를 개략적으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종합부품업체>

삼성전기, 대우전자부품 등 상장 종합부품 업체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다소 늘었지만 매출총이익은 오히려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채산성이 나빠졌다.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8천61억4천5백여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0.4% 증가했지만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9백98억9천6백여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0.2% 감소했다. 대우전자부품도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천35억4천2백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8% 늘었지만 매출총이익은 1백억7천1백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4.2%나 줄었다.

이처럼 종합부품 업체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이 작년에 비해 늘었지만 매출총이익이 줄어든 것은 주요 제품의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 기인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매출비중이 높은 MLB를 비롯, 드럼, 고압트랜스(FBT) 등의 평균 수출단가가 1달러에서 최고 5달러까지 떨어졌으며, 대우전자부품도 매출비중이 35%에 달하는 콘덴서를 비롯해 튜너, FBT, DY 등의 평균단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삼성전기는 올해 영업외 비용을 크게 줄이는 등 감량경영의 결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67.9%나 늘어난 반면 대우전자부품은 영업외 비용을 줄이지 못해 당기순이익도 58.7% 감소, 대조를 이뤘다.

<브라운관>

삼성전관, 오리온전기, 한국전기초자 등 브라운관 관련 상장업체들도 올 상반기에는 세계시장의 공급과잉과 이에 따른 제품가격의 하락, 판매부진 등이 겹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들 업체는 올 상반기 매출액은 영업력 강화 등을 통해 다소 확대시켰으나 가격하락에 따른 큰 폭의 당기순이익 감소는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관은 올 상반기에 브라운관의 가격하락으로 매출액은 4.3%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기말 재고가 작년 동기의 2배에 이르는 등 상대적인 원가상승으로 매출총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크게 줄어들었다. 삼성전관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6백7억6천여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7.5%나 줄어들었다.

오리온전기도 같은 이유로 올 상반기 매출은 작년보다 7.4% 정도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50%나 줄어드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들 업체에 브라운관용 유리벌브를 판매하는 한국전기초자는 이들보다 상황이 더욱 나빠 당기순손실이 초래됐다. 한국전기초자는 올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0.5% 늘었지만 재고부담 증가와 가격하락에 따른 상대적 원가상승으로 매출원가가 매출액에 근접, 각종 비용을 계상하면 33억9천여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올 상반기에 상장 인쇄회로기판(PCB) 6사는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는 주력 품목인 MLB시장이 이동통신 특수로 상반기에 매우 호조를 보인 데다 이들 상장업체의 시장지배력이 대체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덕전자와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생산설비를 대폭 늘린 데다 고부가 MLB 비중을 높인 데 힘입어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0.3%(7백73억원)와 47.05%(7백41억원)가 증가했다. 양사는 또 당기순이익 면에서도 각각 무려 51%와 1백47%나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실적호조세를 계속 유지했다.

이지텍의 경우는 미국 EZC그룹에 인수되면서 PCB 외에 모니터 등 정보통신부문의 매출이 급증, 전체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5백94% 늘어난 4백98억원에 달했다. PCB부문 역시 지난해부터 MLB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해 올 상반기에 1백2억원을 달성, 40%가 넘는 고성장세를 실현했다.

대덕전자계열 단면PCB 전문업체인 대덕산업은 국내 단면시장이 상반기에 크게 고전했음에도 불구, 대표적인 특수 양면제품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실버스루홀 PCB부문을 대폭 강화한 덕택에 매출이 5백39억원으로 15.8% 늘어났고 순이익은 76억원으로 54.9% 증가하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그러나 단면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새한전자는 1백28억원의 반기매출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4.75% 성장하는 데 그쳤으며, 우진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MLB 비중이 낮은 데다 상반기에 주 시장인 컴퓨터시장의 위축으로 매출은 12.4% 줄어든 69억원, 순이익은 75% 줄어든 1억6천만원이란 최악의 실적을 남겼다.

<콘덴서>

상장 콘덴서업계는 부진한 가전시장의 분위기에 가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한자릿수의 매출성장에 그쳤다. 특히 올 초 우량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전해콘덴서 전문생산업체인 삼영전자공업의 경우 올 상반기의 매출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6%선으로 부진했으며 반기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동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을 대변했다.

전해콘덴서와 필름콘덴서를 생산하는 삼화전기 역시 상반기 매출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9%, 반기순익은 6%대로 저조했다.

삼화콘덴서의 경우 매출비중이 높은 필름콘덴서부문이 부진한 반면 최근 전자파 배출규제 및 이동통신시장의 수요증대로 칩콘덴서와 EMI필터의 수요가 증가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7%가량 신장했으며 반기순익은 21.3%가 증가, 다른 상장 콘덴서업체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콘덴서용 증착필름 가격의 인하 등으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됐던 콘덴서용 금속증착 필름업체인 성문전자는 상반기 매출액이 콘덴서용 필름 및 초박막 폴리에스터 필름의 판매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33.7% 늘어난 1백50억원에 달했으며 반기순익도 1천8백90%나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음향부품>

카오디오용 데크메커니즘과 튜너, 스피커 등을 생산하는 음향부품업계도 자동차산업의 파동으로 성적이 부진했다.

카오디오용 데크메커니즘 전문업체인 새한정기는 자동차업체들의 파업으로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0.93% 성장하는 데 그쳤으며 당기순이익은 24.38%가 감소했다. 공성통신도 데크부문의 매출액이 1백45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1.53% 성장하는 데 그쳤으나 무선호출기, 레이저감지기 등 정보통신기기 사업이 호조를 누린 덕에 전체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77.4%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9억4천만원의 적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3천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카오디오용 튜너업체인 태봉전자는 매출이 1백2억6천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9%의 소폭성장에 그쳤으나 당기순이익은 각종 경비와 원가절감을 통해 지난해 3억4천6백만원의 적자에서 올해는 8천9백20만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스피커업체인 북두는 1백18억2천8백만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동기 대비 4.75%의 소폭성장을 기록했으나 유가증권 매각 등을 통한 영업외 수익이 증가, 당기순이익은 1백66%가 증가했다.

<전지>

전지업체들은 올 상반기에 이동통신기기용 수요확대에 힘입어 6%에서 20%에 이르는 양호한 매출성장을 이뤘다.

로케트전기는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89%,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73% 늘어났으며, 서통도 전체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4%와 64.34% 감소했으나 건전지부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 늘어났다. 서통은 지난해 브랜드를 매각한 듀라셀에 대한 OEM 공급을 포함한 수출이 43억9천2백만원을 기록하는 등 작년 상반기보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및 산업용 축전지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79% 증가하는 호조를 누린 가운데 세계 납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납가격도 크게 하락,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됨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무려 2백64.44%나 증가했다.

<부품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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