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독일 통신서비스업체 도이치텔레콤(DT)이 이탈리아의 올리베티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심심찮게 돌고 있다.
올리베티의 부진이 6년 이상 계속되면서 재정적 어려움도 가중됨에 따라 결국 매각될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한 가운데 다만 어느 업체로 갈 것인가 하는 문제만 남아있다가 DT가 유력한 업체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전자업체인 올리베티는 80년대 호황을 구가하다가 90년대 들어서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올 초 컴퓨터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통신시장에 진출하는 등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한번 빠진 부진의 늪을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올리베티의 부진은 PC부문 매각만으로는 해소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섰다는 게 유럽 IT업계의 분석이다. 따라서 유럽에서 올리베티의 매각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러다 최근 들어 이탈리아 주식시장에서 DT가 올리베티의 주식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DT가 올리베티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구체화되고 있다. DT가 올리베티의 주식 매입을 넘어 결국은 인수할 것이라는 게 그 내용이다.
DT는 이같은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부인하고 있다. 단순히 이익을 위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T의 올리베티 인수설은 불이 붙고 있다.
내년 유럽 통신시장 개방을 앞두고 DT가 경쟁력 제고의 일환으로 올리베티를 인수하는 것이 충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올리베티가 갖고 있는 이탈리아 통신시장 지분은 DT를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올리베티는 현재 이탈리아 이동통신업체인 옴니텔의 거대 주주. 옴니텔이 이제 겨우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라고는 하지만 이탈리아 이동통신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옴니텔의 성공은 보장받은 셈이다.
이밖에 올리베티는 이탈리아 기존 전화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인포스트라다의 지분도 3분의 2를 갖고 있다.
옴니텔과 인포스트라다를 기반으로 DT는 내년 유럽 통신시장 개방 이후 유럽 최대 통신업체 위상을 확고히 다질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DT의 올리베티 인수는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이탈리아 통신시장에서 DT는 이미 이탈리아의 전력업체 에넬과 공동으로 이동통신 허가권을 획득한 바 있다. 한마디로 이탈리아는 DT에 있어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확고한 발판인 셈이다.
한편에서는 DT의 올리베티 인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미 인포스트라다 주식을 갖고 있어 구태여 올리베티를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 프랑스 업체와 합작으로 운영하는 통신서비스업체 「글로벌 원」을 통해 인포스트라다와 연계돼 있는 DT가 이탈리아 통신시장에 중복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DT 인수소문에 힘입어 이탈리아 주식시장에서 올리베티 주가는 다소 상승세를 보였다. 구체적인 것은 올해 하반기가 돼 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DT의 올리베티 인수설이 단순히 소문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유럽 IT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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