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업체 추가 가격인하 압박 부품업계 「몸살」

연초에 대폭적인 부품 가격인하를 요구했던 세트업체들이 하반기에 추가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나서 부품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상반기에 이뤄진 가격인하 폭과 하반기에 추가로 요구하는 인하폭을 합할 경우 올해 총 인하폭이 20∼30%에 이를 것으로 보여 연간 부품 가격인하 폭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인 데다 특히 최근의 가격인하 요구는 국내 경기부진으로 수요마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부품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가격이 작년 중반에 비해 품목에 따라서는 최고 40%까지 떨어진 전해콘덴서 업계의 경우 최근 세트업체들이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10% 가량의 추가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가격문제와 함께 세트업체의 제품감산 및 해외부품의 국내유입에 따른 물량감소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필름콘덴서, 저항기 업체들도 연초 가격인하에 이어 최근 세트업체들의 추가 가격인하 요구에 로스억제와 생산성제고로 원가절감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15% 가량 가격을 인하했던 DY, FBT업계의 경우 하반기 들어서도 세트업체들이 7∼10%의 추가 가격인하를 요구함에 따라 일단은 가능한한 협상을 미루며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AV기기용 커넥터업계도 세트업체들로부터 올 초에 이어 하반기 들어서도 5∼10% 가량 인하한 가격에 공급해달라는 요구가 들어오고 있어 원가분석 등을 통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부품 가격인하 요구와 함께 저가의 해외부품 유입을 이유로 입찰제를 도입, 공공연하게 가격인하를 부추기는 세트업체도 있어 관련 부품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밝히고 『이처럼 부품 가격을 인하하고도 대만 등 외산부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뒤지는 것은 국내 부품업계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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