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반도체 레이저로 勵起시키는 Nd;YAG 레이저

韓基琯

84년 인하대 응용물리학과 졸업

86년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 석사

95년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 박사

86∼91년 KIST 응용광학실 연구원

95∼96년 한국광학(주)연구소 부소장

96∼현재 LG산전 연구소 책임연구원

YAG란 화학원소 가운데 이트륨(Itrium)과 알루미늄(Aluminum)의 산화물을 의미한다. 이 물질이 가닛(Garnet)이라는 결정구조를 하고 있어 이트륨, 알루미늄, 가닛 등 용어의 앞글자만 따서 만든 약칭이다.

금속 산화물 결정은 대부분 보석으로서 제각기 이름을 갖고 있다. 예컨대 알루미늄 산화물의 결정은 사파이어다. 하지만 이 결정이 만들어질 때 크롬이 약간 섞이면 루비가 된다. 가닛이라는 결정은 석류석이라는 조금 생소한 이름으로 불린다. 여기에 네오디뮴(Nd)이라는 원소가 약간 섞인 것은 특별한 이름이 없어 보통 Nd;YAG라 쓰고 야그라고 부른다. 이 투명한 야그 결정을 레이저 이득매질로 쓸 때 흔히 야그 레이저라 한다.

야그 레이저에서 실제 레이저 작동을 하게 하는 것은 야그 결정이 아니라 미량의 네오디뮴 원자다. 이득매질이란 빛의 세기를 증폭하는 것으로 무선 전화기에서 나오는 전파를 발진시키려면 전자회로내에 트랜지스터 같은 증폭기가 있듯이 레이저를 발진시킬 때도 이같은 기능을 가진 것이 필요하다.

처음 레이저가 발명된 이후 40년간 새로 개발된 레이저는 매우 많다. 레이저는 사용하는 이득매질에 따라 발진파장이 다르기 때문에 주로 이득매질로 구분한다. 종류는 초기 암모니아 기체를 이용한 장파장 레이저로부터 붉은 색 빛을 내는 루비 레이저, 그리고 최근 플라즈마를 이용한 X선 레이저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레이저 중에서 가장 많은 분야에서 쓰이는 것이 야그 레이저다.

야그 결정은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 물에 직접 닿아도 변화가 없고 광학적 균일성이 있다. 특히 열 전도성이 우수하면서도 냉각하기 쉬워 큰 출력을 연속해서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야그 결정을 이득매질로 이용한 야그 레이저는 큰 출력을 필요로 하는 금속절단기, 금속용접기, 의료용, 레이저마킹기, 학술용 등으로 주로 쓰인다.

기체나 액체 레이저는 고체 레이저에 비해 여러가지 색을 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특별한 응용 분야에서 많이 사용했으나 이런 유동체는 유지보수와 출력 안정화에 큰 문제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장을 변화시키는 기술이 발전하여 기체나 액체 레이저 대신에도 야그 레이저를 사용하고 있다.

레이저가 발명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첨단과학분야인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데 이는 일반인이 비싼 레이저를 볼 기회가 적기 때문인 것 같다. 레이저가 비싼 이유는 효율이 아주 낮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변기기들이 커서 비쌀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필만한 레이저를 발진시키는 데 사용되는 전원장치는 책상만 하고 또 냉각기는 대형 냉장고보다 크다. 냉각기를 쓰지 않고 물로 식히려면 수십가구에서 쓸 수 있는 물을 단지 5도 정도 따뜻해졌다는 이유로 하수도로 흘려보내야 한다. 레이저를 만들어 본 사람 중에 이 냉각수 세례를 안받아본 사람은 없으며 이처럼 비효율적인 기기는 세상에 다시 없을 것이라고 여길 것이다.

레이저가 가진 많은 능력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비효율성이 산업화로 가는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한대에 수억원하는 레이저 응용기기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매력있는 상품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레이저가 비싸기도 하고 설치하기도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어서 어느 기업도 예상만큼 판매에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레이저산업 발전의 핵심은 발진효율을 어떻게 높이는가에 달려 있다.

대부분의 레이저는 그것에 들인 총에너지의 2%보다 적은 에너지를 빛으로 낸다. 효율이 나쁜 이유를 찾아보면 주원인이 광여기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광여기란 빛을 쪼여 이득매질내 원자(예:Nd)를 높은 에너지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의미한다. 물체로부터 빛이 발생한다는 것은 물체내 원자가 높은 에너지 상태에서 낮은 상태로 내려올 때 남는 에너지를 밖으로 내보내는 현상이다.

레이저도 빛을 내는 방식에서는 보통 발광체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레이저 이득매질내 있는 원자를 높은 에너지 상태로 올려주는 데에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이득매질이 도체나 희박한 기체상태라면 전자와 충돌시켜 여기시킬 수 있지만 투명한 이득매질의 경우 광여기 방법이 현재로선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이득매질을 여기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전기로부터 빛을 만들어내는 발광등이 필요하다. 야그 레이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발광등은 제논 기체가 든 방전관이다. 이 방전관의 효율은 30% 이하이며 나머지 에너지는 파장이 긴 열(熱)의 형태로 소비된다. 이 30% 빛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광여기에 기여하고 나머지는 주변 물체에 흡수되어 열로 변하게 된다. 발생된 빛의 극히 일부만이 광여기에 기여하는 이유는 이득매질내에 있는 Nd원자의 에너지 준위이동이 아날로그 시계바늘처럼 연속적이지 못하고 디지털 시계처럼 불연속적인 단계로만 이동할 수 있어 그 중간 값에 해당하는 파장을 가진 빛은 쓸모없이 떠돌아 다니고 오직 에너지 준위차와 일치하는 파장의 빛만이 흡수되기 때문이다.

제논 방전관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발광등은 연속 스펙트럼을 가진 빛을 내기 때문에 광여기에 사용할 경우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레이저 광여기 원으로 쓸 광원은 백색보다는 단색이 좋고, 단색이라도 이득매질이 흡수할 수 있는 색이라야 한다. 게다가 광원의 효율이 높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주기율표의 4족에 해당하는 실리콘(Si)은 컴퓨터 CPU나 메모리 등 전기 신호처리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4족에 속한 실리콘이나 게르마늄(Ge)은 전기적 특성이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정도이기 때문에 반(半, semi)도체라고 하며 열에 대한 전기적 특성이 도체와 다른 경향을 보여서 반(反)도체라 부른 경우도 있다. 이런 4족 반도체만으로는 현실이 요구하는 모든 기능을 제공하기 어려워서 내놓은 방안이 3족과 5족을 화합한 반도체며 대표적인 것이 갈륨­비소(Ga­As) 화합물 반도체다. 이 반도체가 실리콘과 다른 점은 신호처리가 매우 빠르다는 것과 빛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이 반도체가 빛을 낼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자 한다. 갈륨­비소 반도체를 보면 금속처럼 번쩍거리는 검은 돌과 같이 보여서 빛을 내는 것은 고사하고 빛이 투과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사실 반도체는 가시광선에 대해서는 흡수와 굴절률이 매우 커서 검고 번쩍이지만 파장이 긴 빛에 대해서는 빛을 잘 투과시키는 투명한 물체다. 반도체내에서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던 전자가 원자에 있던 본래 자기의 빈 자리로 떨어질 때 빛이 나오게 된다. 이처럼 단순히 빛이 나오게 한 소자가 발광 다이오드(LED)다. 발광 다이오드는 각종 전자제품의 표시등이나 대형 전광판에 많이 쓰이고 있다.

갈륨­비소와 같은 화합물 반도체가 빛을 낼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한 과학자들은 이것이 소형 레이저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연구실험 결과 루비 레이저가 발명된 지 10여 년 후 실용적인 반도체 레이저가 세상에 나왔으며 차츰 성능이 개선되어 오늘 날에는 상온에서 1만시간 이상 동작하는 제품이 개발됐다.

반도체 레이저는 광여기 방식이 아니고 전기에너지가 곧바로 이득매질을 여기하기 때문에 효율이 30%를 넘는다. 반도체 레이저는 현미경으로 보아야 할 정도로 작지만 기술발전으로 출력은 점점 증가하여 평균출력 1까지 낼 수 있는 것도 있다. 파장도 야그 레이저보다 짧아서 좋다. 파장이 짧으면 금속 등 각종 물질에 대한 가공 효과가 뛰어난 장점이 있다. 그래서 반도체 레이저가 야그 레이저를 대신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반도체 레이저는 광 도파로 방식으로 발진하는 것이 큰 단점이다. 광 도파로 방식이기 때문에 소형 레이저가 가능했고 음악용 CD플레이어 픽업에 쓰일 수 있었다. 도파로란 폭이 1백만분의 1m 정도 되는 아주 좁은 영역으로 빛을 흐르게 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한꺼번에 지나가면 광 도파로가 손상을 입는다.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가공용 레이저는 Q스위칭이나 모드록킹 등으로 레이저 출력을 순간적으로 높이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이런 기술을 반도체 레이저에 적용하기 어렵다. 사실 출력 1 반도체 레이저도 아파트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처럼 독립된 광 도파로가 벌집처럼 수천개 집적된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각각의 도파로에서 나오는 빔 발산 각이 90도 정도로 크기 때문에 1 레이저 빔을 가공에 필요한 지름 1백 이하로 집속시킬 수가 없는 것이다.

레이저 빔의 특성은 시공간 주파수 스펙트럼상에서 매우 좁은 영역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시간 주파수가 좁은 영역에 있다는 것은 단색이라는 것이며 간섭성이 높다는 의미다. 공간 주파수상에서 좁은 영역에 있다는 것은 높은 휘도를 가지며 한 방향으로만 진행하는 평행 광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반도체 레이저는 색이 단색이 아니라 LED와 레이저의 중간정도며 집속성도 떨어진다.

불과 수년전 반도체 레이저는 레이저 특성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으면서도 같은 출력의 다른 레이저보다 훨씬 비쌌다. 이 레이저 값이 10분의 1로 하락하면서 야그 레이저의 광여기 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반도체 레이저는 광원으로는 30% 이상 되는 비교적 높은 효율을 가지며 파장분포도 8백8 근처에 모여 있어 야그 이득매질 흡수대역과 일치하여 90% 이상 흡수된다. 그리고 흡수된 에너지의 40% 이상이 야그 레이저 빔으로 나오게 된다. 그 결과 총 12% 이상의 효율을 가지는 야그 레이저를 만들 수 있다. 여전히 효율이 낮다고 할 수 있지만 제논방전관 여기 방식에 비하면 효율이 6배나 높다. 이것은 획기적인 발전이다. 어떠한 기술의 발전도 일시에 성능이 6배 증가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반도체 레이저로 발진시키는 야그 레이저에서는 책상만한 전원장치가 서랍 크기로 줄어든다. 냉장고만한 냉각기는 없어도 되고 버려지던 수돗물은 밀폐된 회로를 돌면서 재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마킹용 레이저를 동작시키려면 별도 3상 전원공사를 해야 하나 반도체 레이저로 여기하는 야그 레이저는 가정용 전원으로도 동작시킬 수 있으며 유지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더욱이 최근 반도체 레이저 가격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조만간 방전관 여기방식 야그 레이저는 종적을 감추고 앞으로는 값싸고 성능 좋은 레이저가 출현, 레이저산업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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