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내수경기 침체 및 산업계 전반에 몰아닥친 여름한파로 하반기 경영계획 수립에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내수시장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중소, 중견 가전업체들은 에어컨을 제외한 대부분 가전제품의 내수경기가 바닥권에 맴도는 등 직간접적인 악재가 산재,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전자3사와 아남전자, 해태전자, 동양매직 등 중견 가전업체들은 가전 내수경기 침체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엔화 약세 분위기의 강세반전, 대기업의 잇단 부도사태 등 최근의 경영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전자3사의 경우 지난 상반기에 수익성에 초점을 둔 긴축경영과 합리화를 대대적으로 추진, 나름대로 실효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하반기에는 공격적인 경영을 적극 검토하기도 했으나 최근에 다시 긴축기조로 전략을 수정했다. 전자3사는 또 가전 내수침체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수출을 비롯한 해외영업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매출증가보다도 수익성에 바탕을 둔 사업을 전개해 경영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중견 가전업체들은 생산합리화나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위기국면을 헤쳐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이조차도 경영체질을 개선시킬 정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는 최근의 대기업 부도설에 휘말리기까지 하는 등 경영 외적인 부담까지 끊이질 않고 있다.
아남전자는 가전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올들어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사업에 몰두하고 있으나 주력제품인 컬러TV와 오디오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위성방송수신기도 이달말까지 각급 학교에 설치할 계획이었던 위성방송 수신장비가 각 교육청의 제품입찰 지연으로 큰 차질을 빚는 등 고민을 증폭시키고 있다.
해태전자는 일부 생산라인의 합리화를 추진해 경쟁력을 높였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지난해 신규로 가동하기 시작한 천안 오디오 공장의 생산라인이 1년 가까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최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가정극장시스템도 연내에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지 않아 당분간 수익보다는 지출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동양매직은 다음달부터 가스보일러 사업의 실판매에 본격 나서는 한편 연말 대형냉장고 사업진출을 추진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기존 가전사업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기대할 만한 호재가 없는데다 이들 신규제품의 사업환경이 활력을 못찾고 있어 신규진출 계획조차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전자산업진흥회는 하반기 가전 내수시장이 상반기 7.7% 감소에 이어 하반기에도 5% 이상 줄어드는 한편 올해 가전업계의 설비투자 역시 지난해에 이어 8.3%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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