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탐방] ETC

ETC(원장 최국태)는 언어, 그중에서도 영어를 가르치는 대표적인 어학원이다. 지난 87년 설립된 이래 소위 「영어만 사용한다(English Only System)」는 독특한 운영 기법으로 유명해 진 곳이다.

최근에야 영어를 배우는 대부분의 기업체 연수원이나 동시통역대학원등에서 수강 기간중 한국어를 전혀 할 수 없고 오직 영어만 사용하도록 하는 방법이 일반화 되어 있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충격적인 방법이었다. 이 때문인지 ETC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필수 코스로 알려졌고 실제로 이 학원을 거쳐간 유학생만 무려 4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어학원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ETC가 최근 새로운 변모를 시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ETC 변화의 핵은 CALL(Computer Assisted Language Learning)과정의 개발과 운용이다. 「컴퓨터 환경을 이용해 언어를 배운다」는 CALL과정은 시대의 흐름에서 탄생했다. 언어 습득의 교보재로서 컴퓨터 멀티미디어 환경이 주류를 이룬다는 점에 착안, 컴퓨터와 언어를 동시에 익히고 이를 통해 어린이 교육에 나선다는 것이다. CALL과정의 대상은 학생이 아닌 일반인과 교사라는 특징이 있다. ETC가 겨냥하고 있는 것이 학교 멀티미디어 교실을 제대로 운용할만한 교사나 전문 강사진 양성에 있기 때문이다.

학교 멀티미디어 교실은 정부가 정보화 사회에 대응, 전국의 초등학교등지에 연차적으로 설치, 운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곳에 일반 PC를 비록, VOD(주문형 비디오), 인터넷, CD롬등 최첨단 멀티미디어 환경을 갖추고 컴퓨터 사용범은 물론 여타 교과과정의 학습도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이 때 요구되는 것이 교사 확보문제이다. 일반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칠만한 교사의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에서 이처럼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여기에 교수법까지 체계적으로 갖춘 교사를 찾아내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ETC는 바로 이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틈새시장 공략 방법의 하나로 CALL과정을 개발하고 강좌를 열었다. 컴퓨터 CD롬 인터넷에서부터 홈페이지 제작까지 해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영어 교육도 병행할만한 교사 양성에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ETC는 물론 현직 교사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평생직업을 원하는 일반인들도 이 과정을 수강하고 나면 취업의 길은 「열려 있는」 공간으로 다가온다고 밝힌다. 멀티미디어 교실을 활용한 영어 강의는 앞으로 무궁무진한 시장이 예상된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ETC의 CALL과정은 크게 기초와 심화과정으로 나뉜다. 윈도즈 스프레드 시트등 「컴퓨터 스킬」부문, LAN이나 TCP/IP의 이해를 돕는 「데이터 커뮤티케이션및 네트워크」부문, CD롬 타이틀평가와 멀티미디어 어학학습자료 편집, 제작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부문, 웹 사이트 평가와 홈페이지 제작등을 배우는 「인터넷」부문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심화과장은 오소링 툴을 비롯한 각종 강의 교수법이 포함된다.

CALL과정의 하루 3시간씩 모두 석달 과정이다. 한 반 25명 체제로 운용되고 이미 지난달 17일 첫 강좌가 개설됐다. 아직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수강생이 밀려들지는 않지만 의외로 현직교사들이 방학을 맞아 알음알음으로 찾아오고 있고 최근에는 수강 희망자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최국태 원장은 『학교 멀티미디어 교실 정책이 소기의 효과를 거두려면 컴퓨터와 교수법에 모두 정통한 교사및 강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ETC는 국내 처음으로 이같은 수요에 부응, CALL고자을 개발했다』며 『앞으로는 이 분야를 담당할 교사만 1만명 이상이 요구되는 유망시장』이라고 말했다.

ETC는 최근 교육서비스 프로그램을 전담 개발하기 위해 홍익미디어와 제휴, 홍익교육시스템이라는 회사를 별도로 설립하기도 했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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