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수정디바이스업체인 아세아수정(대표 문장식)이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도산했다. 이번 아세아수정의 도산은 90년대 들어 국내 중견 수정디바이스업체로는 처음이란 점과 최근 수정디바이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실레이터류를 전문 생산해온 아세아수정은 지난 95년까지만 해도 월 70만∼80만개의 각종 오실레이터와 응용제품을 생산하는 등 호조를 보였으나 이후 노사문제와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부진, 해외 주력 바이어 및 엔지니어들의 대거 이탈 등 악제가 겹쳐 그동안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아세아수정은 이에 따라 최근 국내사업을 축소하고 중국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왔으나 오너인 문장식 사장이 자체공장 마련을 위해 매입한 경기 평촌부지의 시세차손 등에 따른 자금압박과, 수출제품의 품질문제까지 발생하는 등 경영압박이 한꺼번에 몰려 도산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사의 도산으로 HIC업체인 J사, 베이스업체인 K사 등 일부 원부자재업체들이 피해를 입었으나 지난해부터 아세아의 경영악화를 예상, 거래를 줄여 큰 피해는 막았으며 주거래은행인 신행은행 성수지점 등 금융권 역시 당좌거래를 중지, 일부 운전자금용 대출 미상환금을 제외한 부도금액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세아수정의 미상환 대출금은 신한은행, 한일은행과 주요 거래은행과 93년 공업발전기금 명목으로 산업은행으로부터 융자받아 일부 상환하고 남은 1억6천여만원을 포함, 10억원을 다소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사장은 회사문을 닫자마자 잠적한 상태이며 장비, 부동산 등 현금화가 가능한 문 사장 개인 및 회사자산이 극히 미미해 채권단 구성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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