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여개 초, 중, 고교의 교단선진화 작업이 기자재 선정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각 학교가 예산문제로 디지털데이터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기자재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원인이다. 소관부처인 교육부도 이에 대해 정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고있는 것도 교단선진화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교단선진화는 올 하반기부터 99년까지 3년동안 국고 보조를 포함,총 6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20여만개 교실에 사이버칠판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사업 목적이다.칠판 위주의 평면적인 교실을 대형 스크린 위주의 살아있는 학습장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인터넷, 에듀넷, 위성교육방송 등 기존 환경을 1백% 활용할 수 있는 기자재를 도입하겠다는게 교단선진화의 근본적인 취지라고 할수 있다.
교단선진화에 필요한 기자재는 대형TV, 대형PC모니터, 인코더, 디코더, VCR, 펜티엄PC, 화상편집기 등을 들수 있다.
교육부는 대형TV(인코더 포함)와 대형PC모니터(디코더 포함) 등 두가지 가운데 하나를학교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한 교실에 배당된 예산이 3백만원 정도에 불과해 교단을 선진화하려면 학교는 되도록 가격이 낮은 대형TV를 선택해야 할 형편이다.
대형TV의 문제점은 인터넷, 에듀넷 등의 디지털데이터를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다는 것. 게다가 펜티엄PC의 데이터를 TV에서 고해상도로 완벽하게 구현하는 인코더는 3백만원의 예산으로는 구입하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물론 대형TV도 비디오교육, 위성방송교육 등을 가능케 해 교단선진화 사업의 목적에 일정정도 부합한다.
그러나 대규모 멀티미디어데이터가 움직이는 인터넷, 에듀넷 등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업계의 평가다.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는 한 학교는 실제로 선택권을 행사할 수 없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경위야 어떻든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교육부가 이에 대한 세부지침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교육부의 한관계자는 『현재 각급 학교에 교단선진화 사업을 맡겨두고 있는 상태』라며 『각학교가 학급, 학생수 등에서 큰 차이를 보여 값비싼 PC모니터를 일률적으로 보급하는 것보다예산과 장비들의 장단점을 비교 검토, 학교규모에 맞는 기자재를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낭비를 막자는 얘기다.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교단선진화 문제는 단순하게 예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게 업계, 학계의 주장이다.
일선학교는 예산편성은 국가의 모든 사업부문과 연계돼 결정되기 때문에 교육부문에만 유리하게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목적에 부합되는 기자재를 도입할 수 있도록 교단선진화에 유리한 장비를 직접 선정해주고 학교가 이를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도록 공개입찰 등 대책을 마련해줄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교단선진화 사업은 교육정보화의 「말단 세포」다. 멀티미디어교실과 연계될 뿐더러 더 크게는 학술망, 국가망과도 연동되는 범국가적 사업이다.
각 교육청은 업체에게 시연회를 열도록 하는 등 나름대로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PC모니터의 공급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교육계와 업계 일각에서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각 시도 교육청에 모든 문제를 맡기기에는 교단선진화 사업이 갖는 의미나 중요성이너무 크다는게 중론이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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