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 침체와 수출경기 부진으로 이중고를 겪었던 공작기계 산업경기가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 및 관련업계가 추정하는 대우중공업, 기아중공업, 현대정공, 화천기계 등 공작기계 7대업체의 하반기 공작기계 생산액은 5천3백억원. 지난해 동기대비 16.8% 증가한 금액이나 이들 업체의 상반기 공작기계 생산액이 전년 동기대비 9.8% 감소한 4천5백5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됨에 따라 97년 전체시장 규모는 1조원에 다소 못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시장 경기가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9월 이후 공작기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재고 누적으로 미뤄왔던 신제품이 8월이후 대거 출시되고 엔화 절상으로 수출 물량이 상반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공작기계 업계가 잡고 있는 하반기 수출목표는 상반기보다 무려 50% 이상 늘어난 2억6천4백만달러. 그러나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33.5%나 감소한 1억6천7백만달러 수출에 그쳐 전체적으로는 전년보다 10.0% 감소한 4억3천만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대부분의 공작기계 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수출 계획을 전년 대비 20% 이상 늘려 잡고 딜러망 확대와 틈새시장 개발에 주력한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이처럼 수출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저조한 것은 수출 주력기종이 일본 제품에 비해 품질은 10∼15% 가량 뒤지고 있으나 가격은 5∼8% 정도의 차이밖에 없어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국산 제품은 엔화 약세일 때는 완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고 엔화 강세 때는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제조원가 부담이 높아져 이래저래 어렵다. 따라서 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CNC(컴퓨터 수치제어)장치, 리니어모터 등 핵심부품의 국산화가 선행돼야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작기계 수입은 경기침체에 따른 설비투자 마인드 위축으로 상반기에 6억3천4백만달러를 수입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전년 동기대비 19.9% 감소한 8억6천7백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 공작기계 내수시장 점유율이 70%를 웃돌고 시스템 설비가 50% 이상 차지하는 것은 외화자금지원 및 관세감면 혜택을 주기 때문』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외산 제품과 마찬가지로 국산 시스템 설비 구입시에도 세제 및 금융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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