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고등훈련기사업 올 하반기 재개

비용분담문제로 2년째 공전되던 1조6천억원 규모의 한국형 고등훈련기(KTX-2) 연구개발사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재개된다.

정부는 3일 오전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국방부, 건설교통부, 정보통신부, 통상산업부 장관 등과 한국항공우주연구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항공우주산업 개발정책심의회를 열고 KTX-2 연구개발사업을 국가정책적인 사업으로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앞으로 8년 동안 시제기 제작 및 시험비행이 끝나면 2005년 말 공군에 시제기가 인도되고 2010년까지는 공군이 요청한 94대가 대당 2백억원 정도에 납품될 전망이다.

KTX-2 항공기 개발에는 정부 및 업체 투자분을 포함해 총 1조6천억원(약 20억달러)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연구개발기간중 삼성항공을 비롯한 국내 12개 협력업체와 미국 록히드마틴社 등 연인원 6천여명이 설계 및 제작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날 심의회에서 결정된 부처 및 업계의 비용분담안에 따르면 주사업부서인 국방부가 총사업비의 50%를 분담하고 재정경제원이 20%, 삼성항공 17%, 록히드마틴이 13%를 각각 분담키로 했다.

이에 따라 총사업비 1조6천억원에 대해 국방부는 8천억원, 재정경제원 3천2백억원, 삼성항공이 2천7백억원, 록히드마틴이 2억4천만달러를 각각 분담하게 된다.

록히드마틴은 현금이 아닌 항공전자나 비행제어시스템 등 우리가 취약한 항공기술 및 개발부품 등으로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92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고등훈련기는 공군의 고등훈련 및 경공격 임무수행을 위한 마하 1.4의 초음속 제트항공기로 공대공, 공지대 유도무기 및 폭탄을 장착할 수 있어 전투력면에서 공군의 주력전투기인 F5와 F16의 중간단계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전자동 디지털 엔진제어장치나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식 비행제어 조종장치, 위성 및 관성항법장치, 레이더 등 최신 첨단 시스템을 채택해 차세대 훈련기에 부합하는 경량, 저가의 고등훈련기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이날 심의회에서는 2000년대 국내 항공산업의 청사진을 제공할 「항공우주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통산부 주관으로 올해 말까지 수립키로 했다.

한편 정부는 민항기용으로 70석 안팎의 좌석을 갖춘 중형항공기를 올해부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공동출자 회사인 에어社와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개발비 12억달러 중 6억6천만달러를 부담, 설계, 시험, 인증 등 핵심개발분야에 최대 40%까지 참여키로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형항공기는 2000년 시험비행을 거쳐 이듬해 첫 납품을 할 예정』이라며 『개발에 성공하면 이후 20년간 1천여대의 판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한, 중 협력 중형항공기 개발사업 추진결렬로 유럽 에어사와 양해각서를 체결, 사업추진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며 『사업주체가 될 삼성, 현대, 대우, 대한항공 등 14개업체 중심의 컨소시엄에 정부도 출자하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최근 민영화 추세에 맞지 않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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