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기술(IT)업계의 관심이 1백56년만에 중국으로 반환된 홍콩으로 모아지고 있다.
홍콩은 그동안 세금, 인적 자원의 수준, 법적인 제도 등을 고려할 때 비즈니스 適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IT부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중국으로의 반환과 함께 세계가 홍콩을 보는 눈은 홍콩측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바뀌고 있다.
상당수 미국, 유럽지역 IT업체들이 동남아 근거지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로 옮길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홍콩이 중국의 일부로 편입되면서 미국 정부는 더 이상 홍콩과 암호기술을 공유하지 않으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에게는 통제된 체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규제에 대한 우려와 적성국가에 대한 암호기술 수출의 근본적인 거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홍콩 IT업계는 반환 이후에도 비즈니스 환경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의 경제가 IT부문에 힘입어 성장해왔고 홍콩은 물론 중국 당국도 IT부문만이 현재 홍콩의 지위를 유지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전화 지역번호 852도 중국을 지칭하는 861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터넷 도메인 네임도 현재의 홍콩을 나타내는 지역명 hk가 조만간 cn으로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런 속에서 세계 IT업계 관계자들은 반환되는 홍콩이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T업체들에게 중국은 최대의 단일 시장이다. 미국은 중국을 여전히 최혜국으로 대우하고 있으며 인권보다는 오는 2000년 PC 수요가 6백40만대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조사업체 IDC의 보고서에 의해 더 고무돼 있다.
물론 중국 정부도 외국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홍콩 텔레컴의 지분을 늘려가는 등 홍콩내 IT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진출을 노리는 외국업체들에게 기술이전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중국 IT업계의 과제는 자급자족 체제 완성이기 때문이다. 반환과 함께 홍콩은 상당히 오랜 기간을 제 모습 찾기에 주력할 것이고 이는 IT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부에서는 21세기 거대 중국의 탄생을 예상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과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홍콩의 중국 반환을 바라보는 세계 IT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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