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 회복" 낙관 아직은 때가 이르다

올 하반기에는 국내 경기가 상반기보다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계기관들의 각종 경기지표나 경기전망 자료를 종합해보면 국내 경기는 2.4분기 이후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에 들어서는 더욱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상반기중 0.3%에 그쳤던 설비투자가 하반기에 1.9%로 증가, 부진에서 벗어나고 소비도 증가세로 반전되며 특히 수출이 하반기들어 회복될 것이라는 등의 예측이다.

그러나 하반기에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현재 발표되고 있는 각종 예측자료가 본격적인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민간 소비증가율이 5.6%로 상반기의 증가율 4.8%보다 웃돌 것이라고 하지만 민간부문의 소비는 그동안의 경기침체와 과소비 억제 등 소비심리 위축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최근 한 경제단체가 전국 1천9백9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 전망조사에서도 기업인들이 경기를 피부로 느끼는 정도를 조사하는 기업경기 실사지수(BSI)가 1.4분기 58에서 2.4분기 76, 3.4분기 92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경기호전 기대는 시기상조임을 알 수 있다.

수출도 상반기보다 호전된다고 하지만 낙관만 할 수 없는 요인이 많다. 정부나 관계기관에서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의 경기회복 본격화에 따른 선진국들의 수입수요 증대, 엔화의 추가적 강세에 따른 우리 상품의 일본에 대한 가격경쟁력 증대,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요인 개선 등으로 수출여건이 더욱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증가율이 상반기의 0.5%에서 하반기에는 14.7%로 제고되고 물량도 크게 늘어나 수출이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수출부문 역시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지난해 부진에 의한 상대적 반등효과, 예상보다 빠른 엔화가치의 상승전환, 원유가격의 하향안정 등 외부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낙관만 할 수는 없다.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에 대한 수출은 반도체가격 하락과 우리 상품의 경쟁력 약화 등에 따라 지난해 2.4분기 이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산업도 올 상반기 내수 및 수출 모두 침체국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으며 하반기에도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관련업계가 발표한 전자산업 상반기 경기동향을 보면 정보통신분야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수는 가전제품의 보급포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의 저성장에 그쳤으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2백11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작년 상반기중 13.4%의 성장률을 보인 생산이 올 상반기중 2.9%라는 저성장으로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전자산업의 수출이 부진했던 주 요인은 우선 우리나라의 경제구조가 안고 있는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와 상반기 동안 계속된 엔低현상, 그리고 반도체D램 등을 포함한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하락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그동안 비록 소폭이지만 매년 2,3%의 성장세를 유지해오던 가전 내수시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중에도 5대 가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10% 정도 감소했고 이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소형가전제품과 중대형 컴퓨터 등을 중심으로 한 전자제품 수입증가 예측은 내수시장 기대를 한층 어럽게 하면서 경기회복의 상승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제품의 국제경쟁력 강화 등 적절한 대응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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