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청소기는 국내 소비자들이 뚜렷한 근거도 없이 외산 제품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가전 상품이다.
현재 가정용 청소기는 캐니스터와 핸디형 제품이 쏟아지고 있는데 캐니스터는 주로 가전 3사가, 핸디형은 중견기업들이 주력으로 하고 있다. 외산의 경우는 필립스, 아에게, 밀레, 물리넥스, 내셔널 등 유럽과 일본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 1월 국립기술품질원이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국산과 내셔널, 밀레, 필립스 등 외산 제품의 품질을 비교 평가한 결과 모든 성능부문에서 국산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청소기 성능의 척도인 흡입일률은 국산이 3백70∼4백24%인 데 비해 외산은 2백% 이하에 머물렀고, 효율지수 역시 국산은 30∼32로 나타났지만 외산은 한 기종만 제외하고는 모두 20 이하로 나타났다.
청소기를 구입할 경우 최우선 고려사항은 물론 흡입력이다. 가급적 미세한 먼지까지 빨아들이는 고흡입력을 갖추어야 깨끗한 청소가 가능하다. 그 다음엔 소음. 흡입력이 강할수록 소음이 커진다. 국산 제품의 경우 이런 문제가 기술적으로 해결되긴 했지만 완벽한 것은 아니다. 아기가 있거나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소음을 우선 선택기준으로 삼는 것도 요령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카탈로그에 표시된 기계적인 데시벨 크기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리점에 전시돼 있는 여러 제품을 직접 시연해보고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그 다음에는 사용자의 키에 맞도록 길이 조절이 가능한지, 이동시 불편함은 없는지 등 사용편의성을 따지는 것이 좋다.
가전 3사의 청소기 신제품은 5백W 이상의 강력 흡입력을 실현하면서도 소음은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인지 펫 네임도 「쉿(LG)」 「쎈(삼성)」 「잠잠(대우)」 등으로 재미있다.
LG전자의 동글이 청소기 「쉿(모델명 V-400HS)」은 청소를 하면서도 TV를 시청하거나 전화벨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KAIST와 6개월간에 걸친 산, 학 협동연구 끝에 개발한 이 제품은 인간이 느끼는 소음은 기계적인 측정치보다는 사람의 귀에 거슬리는 주파수 범위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많이 들린다는 사실을 규명, 체감 소음률을 50%까지 감소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흡입한 먼지를 4단계로 8번을 걸러주는 고성능 필터를 채용, 0.1미크론의 미세한 담배연기까지 걸러준다. 또 모터를 수직으로 설계, 모터 자체의 진동을 최소화했다. 권장 소비자가는 26만9천원이다.
삼성전자는 「창틀 구석먼지도 가까이서 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흡입력 5백20W에 53㏈의 소음 크기를 실현한 「쎈(모델명 VC-7550)」을 출시했다. 고청정 7중 필터를 탑재, 0.3미크론의 미세먼지도 청소할 수 있으며 배기구를 상향조정, 바닥의 먼지날림 현상을 해결했다.
삼성은 사용편의성을 고려, 인체공학적 설계에 주력해 잘 보이지 않는 곳을 밝혀주는 흡입구 조명램프를 채용하고 지름 2백25㎜의 초대형 바퀴, 길이조절 연장관 등을 갖추었다. 소비자가격은 28만9천원이다.
대우전자는 5백W의 흡입력과 소음을 본체 내부에서 줄이는 MCS라는 기술을 동원한 제품(모델명 RC-1500)을 시판한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인 유럽형 디자인이 돋보이는 이 제품은 전원공급을 본체에 있는 ON, OFF 버튼을 이용, 발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고 임산부나 노약자를 위해 코드를 감을 때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대형 코드릴 버튼을 채용했다. 이 제품은 청소기 상단에 먼지 표시기를 부착해 먼지봉투의 교환시기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2종류의 다용도 브러시를 내장, 청소용도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권장 소비자가격은 24만9천원이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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