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분야를 특화해 명문대학보다는 명문학과를 육성한다」 대학이 거대한 용트림을 하고 있다. 경쟁의 무풍지대로 여겼던 대학이 본격 경쟁시대에 돌입하면서 기존의 백화점식 학과 운영에서 탈피, 특성화 전문화 작업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교육부는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등 국내 유수의 대학을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 대학원중심 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많은 대학들의 특성학과육성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이번 교육부발표는 기존의 피상적인 계획에서 한발 앞서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안을 내놓았다.
숭실대 오해석 부총장은 『교육부의 이번 연구중심대학 발표로 그동안 특성화학과 육성을 주저해온 많은 대학들이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며 『우리도 외국 대학들처럼 한 대학의 모든 학과가 명문이 되는 기현상에서 벗어나 대학마다 명문학과가 있는 개성있는 대학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특성화학과로 최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정보화 관련 학과다. 현재 정보관련 학과중심으로 별도의 단과대학을 설립한 대학은 숭실대(정보과학대학), 한국외대(정보산업공과대학), 한림대(정보전자공과대학), 아주대(정보통신대학), 동덕여대(전산정보과학대학) 등이며 신설을 서두르고 있는 대학은 부경대(정보대학), 조선대(정보공과대학) 등 10여개 대학에 이른다.상명대 서울캠퍼스와 배재대등 몇몇 대학은 아예 대학자체를 정보화관련 대학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보대학 육성에 가장 앞선 대학은 숭실대다. 숭실대는 지난 95년 가장 먼저 정보과학대학을 설립, 매년 7백10명의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숭실대는 정보과학대학과 공대내의 전자 전기 정보통신공학부를 두톱체제로 운영, 국내 최고의 명문 대학으로 육성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숭실대는 최근 정보통신부로부터 정보통신분야 우수정보대학원으로 선정되는등 대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 부총장은 『숭실대의 정보대학 특성화작업은 지난 95년부터 본격화 됐다』며 『오는 2000년까지 3단계 육성계획이 마무리되면 정보대학은 명실상부하게 국내 최고의 학과로 자리잡을 것이다』고 말했다.숭실대는 조만간에 정보통신기술원을 발족, 중소기업회관과 벤처경영관을 건립하고 이곳에 기업연구소와 창업보육센터 등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정보전자공과대학을 강원도 최대의 명문대학으로 욱성하려는 한림대는 특히 반도체와 제어공학, 통신 및 신호처리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한림대는 한림과학연구단지를 내년에 착공, 그곳에 관련연구소와 창업보육센터 등을 설치해 강원지역 첨단연구의 산실로 만들 계획이다.
이광모학장은 『원래 한림대는 의대와 인문사회대학 중심으로 운영됐으며 정보전자공과대학은 96년 발족, 가장 늦게 설치된 대학이다』며 『백회점식 육성보다는 컴퓨터와 전자관련 학과 중심으로 특성화에 주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공대로 출발한 아주대도 정보통신대학을 간판학과로 육성한다. 올해 학부를 단과대학으로 확대개편하고 대대적인 육성계획을 수립하는등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김동윤학장은 『매년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정보통신관련 학과에 들어오고 있다』며 『정보통신대학을 특성화하려는 대학측의 의지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학을 통합해 만든 국립 부경대는 정보대학을 특성화할 계획이다.
통합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공과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부경대는 정보대학을 대학의 간판학과로 육성하기로 하고 최근 교육부에 정보대학설립안을 제출했다.부경대는 공과대학내의 정보통신공학과 등 6개 대학과 자연과학대학의 전자계산학과, 경영대학의 경영정보학과를 정보대학으로 만들고 특성화 시키기로 했다.
정보대학 설립에 참여하고 있는 김석태 공대부학장은 『정보 특성화 대학설립은 미래대학 모델를 제시함으로써 우수학생 유치와 첨단기술 개발을 통해 신생 부경대의 이미지를 높이는 촉매역할을 할 것이다』며 『정보산업이 낙후된 부산 경남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에 위치한 정보산업공과대학도 학교측의 대대적인 육성학과다. 용인캠퍼스에만 설치된 정보산업공과대학은 어문계열중심의 외대를 공대중심으로 특성화시키려는 대학의 2000년대 장기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중환학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실습실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학교측의 지원이 높다』며 『2000년대 한국외대의 간판학과로 육성하기 위해 독립건물 신축과 부설연구소설치, 창업보육센터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대학을 특성화하려는 대학들의 행보가 명문대학에서 명문학과로 전환하고 있는 우리의 대학현실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
<양봉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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