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일까?
왜 다른 위성들은 발사에 문제가 없었을까? 똑같은 조건, 똑같은 환경에서 발사되었는데 왜 지금까지 발사된 위성은 보조로켓 분리에 문제가 없었던 것일까?
은옥은 그러한 의문이 생길 때마다 6번 보조로켓 분리시스템의 독수리가 새겨져 있던 칩을 떠올렸다. 사고분석 과정에서 확인한 눈앞에서 일어난 현상과 육감이 늘 대치되어 나타나곤 했었다.
『박사님, 전화 받으십시오.』
『전화요?』
『예, 통제실장님이십니다.』
은옥은 이 과장이 돌려준 남편의 전화를 받기 위해 송수화기를 들었다.
한국전신전화주식회사 통제실장.
말 그대로 우리나라의 통신망을 총괄하여 통제하는 부서의 책임자로서 지금과 같은 통신장애가 발생하면 가장 바쁘고 중요한 위치에 있는 남편이었다.
『여보세요?』
『강 박사? 내요.』
『네, 접니다.』
『당신, 고생이 많지.』
『맨홀 화재소식 들어서 알고 있어요. 통신망은 회복되었나요?』
『맨홀 속에서 발생한 화재로 30만 회선 이상이 소손되었어. 이제야 통신망이 살았어. 비상회선으로 절체해서 이제 기본 통신망에는 이상이 없어.』
『이곳 소식도 알고 있지요?』
『대충 데이터는 확인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1호 위성과 2호 위성의 방향이 갑자기 틀어져 버렸어요. 이곳에서 관제가 불가능한 상태에 있어요.』
『그럼, 지금 어떻게 하고 있어?』
『비지향성 안테나를 활용해 1호 위성의 모멘트 휠을 가동시키고 있어요.』
『어느 각도로?』
『태양전지를 축으로 하여 아래방향으로 5도씩 회전시키고 있어요.』
『그러면 비지향성 안테나로는 신호 교신이 양호하게 되고 있는 거야?』
『네, 잘 되고 있어요.』
『방향을 정상으로 바로잡으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알 수 없어요. 어쩌면 위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어요. 위성이 지구를 감지해야 하는데, 현재 위성의 기준점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대책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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