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디오관련 대기업들이 잇달아 구조조정에 나섬에 따라 비디오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삼성영상사업단이 오는 8월부터 기존의 「스타맥스」와 「드림박스」 2개 브랜드를 드림박스로 단일화할 것을 발표한데 이어 대우 영상사업단도 계열사인 우일영상과 세음미디어의 관리및마케팅부서를 통합했다.SKC도 다음달 부터 서울지역의 직판을 포기하고 대리점 체제로 전환하기로 내부방침을 확정했다.
이처럼 국내 비디오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대우,SKC의 「3두 마차」는 장기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일제히 감량경영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대기업들의 사업구조조정은 이미 예정된수순이며 오히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게 비디오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비디오관련 대기업들의 이같은 감량선언은 지난 95년을 기점으로 비디오대여시장의 규모가 3천억 규모에서 발이 묶이면서 체중조절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특히 그동안 삼성이 2백50억-3백억,대우가 1백억-1백 50억 수준의 누적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 등비디오관련 대기업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안아 왔다.
삼성의 경우 영상사업단 통합이후 비디오 판권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직판 영업사원들의불만이 증폭되어 왔을 뿐 아니라 사업자체도 크게 부진했다.지난 93년 업계 매출 2위 브랜드였던 스타맥스는 영상사업단으로 통합된 이래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또한 대우도 호황기에 우일영상의 단일 브랜드로는 소화해 내질 못할 정도로 신작타이틀이 넘치면서 세음미디어를 신설했으나 장기불황으로 이어지면서 더이상 방만한 인력과 영업조직을 끌고나갈 수 없게 됐다.또 SKC는 오랜 파트너였던 워너 브라더즈와 MGM등 할리우드 영화메이저를 잇달아 경쟁사에 뺏기면서 작품수급에 절대부족을 겪어 지방 대리점이 잇달아 도산하는 등 사업포기설까지 나돌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이들 대기업의 조직 「슬림화」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같은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에 있다.최근몇 년 동안 계속된 기업들의 출혈경쟁으로 판권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할리우드 메이저사와의비디오 독점공급계약에 따른 로열티는 원가의 65% 내외로 이미 마지노선을 넘어섰다.반면에국내 진출 외국직배사의 영업대행 수수료는 15% 이하에 머물러 거의 이익을 기대하기 힘든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비디오숍 수는 절정기의 3만 5천개에서 1만 5천개로 격감됐고 이에 따라 업계에서 이른바 「대박」으로 불리는 흥행작의 평균판매량도 7만장에서 4만5만장선으로 떨어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대여비디오의 반품률이 평균 30%에 달하고 있으며 심할 경우 일부 브랜드에 따라 50-60%를 보이고 있어 제작사의 재고부담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통합이나 영업망전환등으로 비디오업계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이다.「최악의 위기를 맞은 비디오업계에 더이상의 비상탈출구는 없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리면서 「대기업들의 잔치는 끝났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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