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화하는 중국 전자시장 (5.끝);국내업계 투자전략

최근 중국시장이나 정책의 변화는 현지진출했거나 투자를 원하는 국내 전자업체들의 투자정책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예전처럼 단순한 인건비 절감을 노린 투자는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따라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업체들의 투자전략도 서서히 바뀌는 것이 눈에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투자한 것으로 등록한 한국기업은 약 4천5백개이지만 임가공 등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소규모 투자까지 합할 경우 6천∼7천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국내업체들의 가장 큰 변화는 원가절감보다는 시장개척 차원의 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중국투자의 최대 장점으로 여겨졌던 임금이 급격히 상승,투자메릿이 상쇄된 반면 산업의 발전으로 인한 시장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중국의 임금은 최근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순수 임금 이외에 들어가는 각종 부대비용도 만만치않아 실질적인 인건비는 표면적으로 나타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지적이다.

심천에 있는 경인전자 중국공장의 김창용 사장은 『순수임금은 1인당 월평균 5백∼8백원(인민폐) 정도이지만 부대비용까지 포함한 1인당 인건비는 1천5백원에 이른다』며 『인건비가 2천5백원에 달하면 투자메릿은 완전히 상실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해태전자 중국공장의 경우 초기부터 인건비보다는 원부자재비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라인을 국내공장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자동화설비를 구축한 결과 인건비절감 효과는 6%에 그친 반면 15%의 재료비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 현지시장을 겨냥한 투자는 대세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우그룹 역시 중국본사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국전장이나 성문전자 등 현지의 부품업체들은 생산제품의 국내반입보다는 이들 대기업들의 현지수요를 겨냥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투자를 모색중인 한양전자산업, 홍진, 승리매티크 등 투자조사에 나선 주요 업체들도 대부분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중국의 첨단기술 유치정책과 중국 정보통신 시장의 급신장으로 그동안 미흡했던 통신단말기 및 관련부품의 투자에도 서서히 눈을 뜨고 있다. 해태전자는 이와관련 현재의 오디오 중심에서 무선전화기 및 휴대폰 등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지 관계자들은 『신규로 중국투자를 원하는 중소기업들은 과거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저부가가치 품목의 경우 정부가 강력지원하는데다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싼 내륙지방에 투자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생산품목도 중국 내수시장이 가능성은 있지만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중국의 내국기업과 경쟁이 심하지않은 품목을 선정,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투자형태는 단독진출보다는 중국기업과의 합작진출이 변덕스러운 중국시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책적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중국기업과 합작을 하더라도 경영권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이필곤 삼성중국본사 회장은 강조한다. 기업경영 방식이나 사고의 현격한 차이 때문에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지 않았을 경우 원활한 기업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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