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화합물 반도체

李亨宰 전북대 반도체물성연구센터 소장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이 최소한 D램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상위권에 속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D램이 전체 반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5∼30%에 불과하며 비메모리가 약 45%, 화합물 반도체를 포함한 기타 분야가 25∼30%를 차지한다.

게다가 D램은 반도체 가운데 수익성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3,5년 주기의 반도체 불황을 감안할 때 최근의 저조한 현상은 필연적인 것이나 이 충격을 흡수해 줄 비메모리를 포함하는 다른 분야가 전무한 실정이어서 그 영향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비메모리분야는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늦게나마 기업체와 정부가 집중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화합물 반도체의 경우는 아직 상업적으로 활성화하지 않아서 대부분의 기업체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대학과 연구소 중심의 기반기술 축적 정도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사실은 향후 광통신 및 이동통신의 발전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로 각광받을 GaAs와 InP, 그리고 이와 관련된 재료가 화합물 반도체의 주류인 점을 감안할 때 미래에 대처하는 노력이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일본의 니치아 케미컬사가 청색 발광다이오드를 생산하면서 Ⅲ-V족 질화물 반도체가 제3세대 반도체로 화려하게 등장했고 곧이어 레이저 다이오드(LD) 발진에도 상공했다. 청색 발광 LED가 실현되면서 3원색(RGB) 발광이 가능해 졌으며 LD의 경우도 파장이 짧아 고밀도 CD에 대한 기대가 크다.

또한 자외선 수광소자는 위성간 통신과 수중 통신을 비롯하여 특히 군사목적에 중요하게 응용되며 미국은 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소자와 함께 질화물 반도체는 고출력, 고온 전기소자로도 응용된다. 이들 단위소자의 개발에 이어 OEIC, MEMS로의 개발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질화물 반도체의 다양한 응용 가운데 LED를 이용한 조명을 한 예로 들어보자. 30W의 밝기에 해당하는 백열전구는 0.07W의 LED 20개 이내로 대체할 수 있으며 이때 전력은 1.4W로 백열전구의 20분의 1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총전력 소비량 3천만㎾에서 조명이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LED조명으로 대체할 경우 7백만㎾ 이상을 절약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전력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질화물계 연구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해온 이사무 아카사키 교수는 질화물계 단파장 발광소자가 상용화됨에 따라 향후 5년 이내에 연간 최대 5백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파급효과로 인하여 Ⅲ-V족 질화물계에 대한 국제적 연구경쟁은 심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에 서둘러 대처해야 한다.

현재 시장점유율 6%의 화합물 반도체가 정보사회의 성숙과 함께 단파장 광소자의 출현으로 그 영역을 빠른 속도로 넓혀갈 것이며 머지않아 시장 점유율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첨단 분야의 연구투자에 소홀했던 탓에 우리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경험이 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다시 범하지 않고 전천후 반도체 기반 확보를 위하여 정부, 학계, 기업체가 다함께 노력을 결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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