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현재 중국의 경제도 과거에 비해서는 다소 위축된 상태다. 93,94년경에 12%를 넘는 경제성장률을 지속했으나 작년부터는 이보다 크게 낮아진 상태이다.
경기과열에 따른 거품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중국정부가 연착륙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전자산업은 이같은 정부의 방침이 무색하게도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전자공업부 집계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전자공업 총생산은 2천9백80억원(인민폐)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29조8천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같은 수치는 전년대비 무려 20.7% 성장한 것으로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지난해 극심한 불황으로 2.4% 성장에 그친 것과는 크게 대조를 이룬다.
특히 중국 전자산업은 올해도 약 17.5% 성장한 3천5백억원(인민폐)을 달성,작년에 이어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중국 정부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전자산업의 특징은 아직 가정용 중심의 산업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과 3자기업(외국인 투자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지난해의 전자산업 총생산을 분류해 보면 가정용 전자기기가 52.4%,산업용 전자기기가 14.3%,전자부품이 33.3%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가정용 전자기기와 관련 부품이 전체 전자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3자기업의 매출증가율은 32%에 달해 중국의 내국기업의 성장률을 훨씬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컬러TV 생산량의 42%,브라운관의 66%,전자교환기의 40%를 3자기업이 차지하는 등 주요 전자제품의 생산이 바로 3자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전자산업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무역수지 흑자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수출이 전년대비 30% 증가한 2백10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입은 11.3% 늘어난 1백80억달러에 그쳤다.
이같은 수출은 대부분 3자기업에 의해 달성된 것으로 중국 전자산업 발전에 대한 외국자본의 기여도가 절대적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중국 전자산업의 놀라운 성장세에 맞게 전자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당국의 의지 또한 실로 대단하다. 향후 국가를 지탱해 나갈 4대 지주산업의 하나로 전자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장단기 전략수립,주요 프로젝트 관리,연구개발 정책 등 각종 전략은 전자공업부에 의해 수립,추진되고 있다.
외국자본 유입에 대한 전반적인 통제 분위기 속에서도 첨단산업으로 인식되는 전자부문의 외국투자 유치에 대해서는 적극적이다. 외국자본의 유치실적은 91년 10억달러(계약기준)에서 95년에 1백억달러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백30억달러에 달했다.
중국정부는 이제 양적 성장에 걸맞는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정책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 전자공업부 德永 부국장은 『중국이 생산한 전자제품이 품질면에서 선진국의 제품과 견줘도 손색이 없음에도 상당히 평가절하되고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등 생산 외적으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들에 대한 육성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투자유치에 있어서도 보다 중국의 기술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첨단산업 중심으로 적극 전환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수입량 중에서 통신장비가 48억달러,반도체가 24억달러,컴퓨터 및 관련부품이 27억달러를 각각 차지하는 등 이들 3개 분야의 제품수입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 부문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를 우선 유치해 나갈 것』이라는 부국장의 말에서도 전자산업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중국정부의 정책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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