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멕시코산 소니 컬러TV가 미국에서 제조된 것처럼 표기돼 수입 시판된 데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현행 원산지규정 판정기준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전자업계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5일 관련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수입선다변화 품목인 컬러TV 가운데 25인치 이상의 중대형 제품에 대한 원산지 판정기준을 현행 부가가치기준에서 조립국 기준으로 전환, 다음달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는 소니 컬러TV가 실제로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나 미국산 부품채용비율이 35%가 넘어 미국산으로 원산지를 표기해 국내시장에 유입됨으로써 소비자들이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3사를 비롯한 가전업계는 원산지 판정기준을 이같이 변경할 경우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중인 일본 제품의 유입이 크게 늘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5일 오후 전자산업진흥회에서 회의를 열어 컬러TV 수입선다변화와 관련한 원산지 판정기준을 조립국 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은 국내 산업에 큰 위협을 초래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를 정부에 건의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이날 회의에선 원산지 판정기준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대신 조립국을 소비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유통관련 규정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본업체들은 현재 핵심부품인 브라운관을 거의 자국에서 생산, 공급해 동남아 지역에서 25인치 이상 컬러TV를 연 3백80만대 정도 생산하고 있으나 현행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한 원산지 판정기준 때문에 수입선다변화 품목에 묶여 동남아산 컬러TV가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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