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국산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제품에 대한 경쟁력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삼성항공, 삼성전자, LG전자 등 등이 디지털 카메라시장에 속속 가세할 예정이나 기술력 및 브랜드 인지도가 우세한 일본제품이 국내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어 국산제품의 입지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업체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상품화하는데 있어 대일 경쟁력을 취약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부품 국산화율이 낮다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에 들어가는 부품은 총 8백∼1천개에 달하고 있으나 부품 국산화율은 가격기준으로 60%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고체촬상소자(CCD), 플래시 메모리, 2인치 이하 소형 액정(LCD) 파인더 등 핵심부품을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해야 할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과 액정 파인더를 채용할 경우 전력소모가 많은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액정 파인더를 생략한 시제품을 개발했으나 디지털 카메라의 가장 큰 매력을 살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경쟁력 열세를 우려하고 있다.
또 최근 일본업체들은 디지털 신호처리, 데이터 압축 등에 필요한 핵심칩세트를 원칩화하고 무게 3백g안팎의 초소형 제품을 속속 상품화할 채비를 하고 있는 반면 국내업체들은 기존의 캠코더용 칩을 개량, 디지털 카메라 전용칩을 개발한 단계에 들어서고 있어 일본제품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작년말 41만화소급 디지털 카메라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삼성항공은 현재까지 이 제품을 시판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일본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일본 내수시장만 1백만대 규모로 급팽창하는데 힘입어 카시오, 소니, 올림퍼스, 산요, 마쓰시타 등 대부분의 가전, 카메라업체들이 참여, 이미 연산 3백만대 가량의 대량생산체제를 갖추었고 이들업체가 치열한 시장선점 각축을 벌이면서 25만∼35만화소급 제품을 3만∼5만엔대에 내놓을 정도로 가격경쟁력을 높여놓은 실정이다. 또 미니디스크(MD)플레이어 겸용이나 사진에 음성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최신제품도 속속 국내시장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국내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삼성항공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국내업체의 전반적인 기술수준은 현재 일본의 70% 선』이라면서 『일본 카메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 역시 국산제품에 위협적인 요소』이라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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