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VCR 과도기 상품 전략 고민

향후 10여년 정도의 과도기를 거쳐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플레이어에 자리를 물려줄 것으로 예상되는 VCR를 놓고 가전업체들이 신제품 개발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최근들어 VCR연구소와 상품기획팀을 중심으로 기존 기술과 생산시스템을 최대한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 상품화시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가전3사가 급선무로 인식하고 있는 신제품 개발방향은 최대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공용제품 개발이다. 내수, 수출 또는 지역별, 방송방식별로 세분되었던 모델을 최대한 통폐합, 제품개발 및 제조비용을 최소화해 가격경쟁력을 최대한 높인다는 방침이다. LG전자의 경우 작년까지 12종의 기본모델에 1백여종 파생모델을 운용했던 것을 현재 8종의 기본모델과 90개의 파생모델로 간소화했다.

이와 함께 아날로그와 디지털기술을 접목시킨 신개념 제품이나 복합형 제 품도 과도기에 대응하는 대안의 하나로 꼽고 있다. 대우전자는 기존 아날로그 방송은 물론 디지털 위성방송을 비디오 테이프에 저장할 수 있는 디지털 VHS VCR를 연내에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은 PC와 연결해 대용량 정보저장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녹화가 가능한 DVDR가 등장하기에 앞서 틈새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LG전자도 감시용 카메라나 다용도 세트톱박스 등과 VCR를 접목시킨 복합형 제품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모델 통폐합과 함께 국내에서 외국어 학습 테이프 보급이 활성화되고 위성 과외방송이 실시되는 추세를 겨냥, 어학용, 학습용 등 용도를 특화시킨 신제품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가전3사 관계자들은 『VCR가 빠르면 오는 2005년께부터 본격적으로 사양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어 신제품 개발에 많은 투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DVD플레이어가 후속타로 이어질 때까지 VCR사업을 지탱해나가기 위한 차원에서 비용부담을 최소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유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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