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국내 고속철도 입찰에 참여한 독일의 지멘스사는 단 한 명의 기술자를 국내에 파견, 하루 만에 40∼50페이지에 달하는 간이 제안서를 완벽하게 만들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독일 본사에 있는 지식공유시스템에 접속, 각종 기술자료와 영업자료를 온라인으로 전송받아 제안서를 작성한 것이다.
세계적인 IT(Information Technology)컨설팅업체인 아더 앤더슨은 기업의 업무를 모두 13개 프로세스(3백여개의 서브프로세스)로 나누어 지식공유시스템인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을 구축, 전세계 76개 지사 및 현지 사무소에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Think Global, Act Local」이라는 기업 이념을 실현하고 있다. 해당 국가의 기준에 따라 지사를 운영하면서도 전세계의 흐름과 동향을 파악하는 「단일기업」처럼 행동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지역 전화사업자인 US웨스트는 지식의 공유 및 전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원들을 중심으로 「지식공동체 그룹」을 결성, 운영하고 있다. 이 그룹의 모토는 『지식은 힘이다』가 아니라 『공유된 지식은 힘이다』라는 것이다.
이제 이같은 일은 외국의 선진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IT분야 기업을 중심으로 지식경영, 지적자본, 지식공유시스템이라는 개념이 잇달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사내에 축적되어 있는 각종 지적자본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SDS는 최근 지식공유시스템인 「아리샘」을 개통했다. 이 시스템은 인터넷 기반의 웹환경으로 구현돼 삼성의 글로벌 네트워크망을 통해 전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접속이 가능하다. 따라서 영업담당자들은 제안서 준비에서 프로젝트 종료에 이르기까지 업무활동에 필요한 모든 정보들을 아리샘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다. 이 시스템에는 6천여 임직원들의 개인기술 이력이 입력되어 있기때문에 즉시 프로젝트팀을 구성할 수 있으며, 수주에 필요한 성공/실패 사례, 발주처의 주요 정보 등을 신속하게 검색할 수 있다.
삼성SDS는 현재 아리샘에 구축되어 있는 14개의 DB에 내년 초까지 개발방법론, 프로젝트 산출물, IT표준가이드, 프로그램 모듈 등 9개의 DB를 추가할 계획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현재 「익스퍼트빌(기술DB)」과 「플라닛(경영정보DB)」이라는 지식공유시스템을 구축,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영업정보DB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유완재 사장은 『개인간, 부서간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무너뜨리고 지식을 공유하고 교통하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지식경영이 기업경쟁력의 핵심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LGEDS시스템 역시 지식공유시스템의 일종인 「인포센터(멀티미디어 정보DB)」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인포센터는 웹브라우저를 통해 세계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해 각종 기술 및 영업정보를 멀티미디어 방식으로 전송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IT분야 업체를 중심으로 지식공유시스템의 도입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영자들 역시 전통적인 의미의 고정자산이나 자본 못지 않게 지적자본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기업이나 개인들이 갖고 있는 단편적인 지식이나 실무 경험들을 결집해 지식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바로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장길수기자>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5
최상목, 14일 임시국무회의 소집..명태균특별법 거부권 행사 결정
-
6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7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상법 개정안, 野 주도로 본회의 통과…與 “거부권 행사 건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