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美 무선전화-PCS 서비스업체들 "전쟁"

미국 무선 서비스시장에서 휴대전화 서비스업체들과 개인휴대통신(PCS) 서비스업체들이 충돌하고 있다.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휴대전화업계와 저렴한 가격, 다양한 서비스를 앞세워 무선시장을 공략하려는 PCS업계가 치열한 소비자 확보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오는 2000년까지 다수의 무선 서비스업체들이 진출할 예정인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샌디에이고 등지에서 두 업계간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들 업계가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 샌디에이고의 경우 좁게는 미국에서부터 넓게는 무선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세계 각국에서 앞으로 있을 통신대란의 전초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에어터치와 GTE 모빌넷이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여기에 스프린트 PCS, 퍼시픽 벨 모빌서비스 등 PCS업체가 뛰어들면서 경쟁은 업계간, 업체간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그러나 이 지역 소비자들은 저렴한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며 업체의 난립을 반기는 분위기다.

『어느 업체를 선택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15~20%정도 낮은 요금으로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샌디에이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LA, 뉴욕도 상황은 비슷하다. 업체간 경쟁으로 무선 서비스요금이 하락 일변도에 있다. LA의 경우 업체간 마케팅전은 시장을 선점한 LA셀룰러와 에어터치, 후발주자인 스프린트PCS와 퍼시픽 벨이 경쟁중이다. 이들간 경쟁심화도 종국에는 가격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휴대전화와 PCS 서비스의 차이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 각자 자신들 서비스의 우월성을 광고하고 있다.

예컨대 퍼시픽 벨은 PCS의 등장으로 휴대전화 서비스는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선전한다. 이에 대해 GTE와 에어터치는 퍼시픽 벨과 스프린트 PCS의 경우 서비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지역이 많다고 응수한다.

선전전 외에도 이들 업체들은 소비자를 흡수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고객의 이용에 적합한 요금산정 방식을 개발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용 피크타임대 요금을 올리기도 하고 또 반대로 사용이 적은 시간대에는 요금을 인하해주기도 한다. 장기 계약을 맺은 소비자의 경우 요금을 인하해주기도 하고 걸려온 전화가 급하지 않을 경우 대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처음 1분간이나 주말 통화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기발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기술적으로 우월한 측은 PCS업계다.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PCS업계의 경우 기술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무선호출이나 음성사서함 기능을 부가적으로 제공하거나 배터리의 수명을 늘리고 단말기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방법 등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고객 유인책 가운데 무엇보다 효과적인 것은 단말기 가격을 인하하는 방법이다. 단말기의 무상제공이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업체들이 단말기를 저렴하게 제공하거나 심지어는 무료로 주고 있다.

GTE는 샌디에이고에서 『서비스는 10% 저렴하게, 단말기는 무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었다. 에어터치도 디지털 휴대전화 단말기의 가격을 크게 떨어뜨렸다.

이같은 업계간 경쟁 과열이 서비스 인구의 증가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은 분명하다. 현재 휴대전화, PCS 등 미국의 이동전화 가입인구는 4천4백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2000년에는 9천3백만에 34%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체들 입장에서 이같은 기회는 곧 위기이기도 하다. 기회가 많은 시장일수록 경쟁이 심화되게 마련이고 이런 속에서 모든 업체들이 살아남기는 힘든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들어 포켓넷이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넥스트웨이브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PCS업체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로선 업계 전문가들도 휴대전화업계와 PCS업계중 어느 편이 승리할지 점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기술적 요인만이 승리의 변수가 아니라는 데는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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