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전규격을 채택키로 했던 아모퍼스변압기 개발계획을 대표규격(1백㎸A급) 개발로 전환했다. 이에따라 신소재 변압기 개발에 따른 비용문제로 고심하던 국내 변압기 제조업체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면서 한전이 갑작스레 대표규격 개발로 전환케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전이 채택키로 한 대표규격제는 최고규격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그 이하의 규격 제품은 개발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 따라서 한전이 1백㎸A급을 대표규격으로 채택함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각 규격을 모두 개발해야 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아모퍼스 변압기 개발프로젝트에 업체의 반발이 심하자 한전이 약간 방향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업체들이 문제제기를 한 것은 원자재 부문. 아모퍼스 변압기의 원자재인 아모퍼스 금속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데 과연 원활하게 수급이 가능한지, 또 가격상으로도 한전이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지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당초 아모퍼스변압기 개발에는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산하 24개사가 참여했으나 최근 23개사가 원자재 수급과 관련, 한전에 아모퍼스 변압기 개발시기를 늦춰주도록 요청했다. 이에대해 한전은 이미 J사등 2개 업체가 개발시험을 요청한 상태여서 개발시기를 늦출 수는 없고 전규격이 아닌 대표규격을 채택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업체들은 아모퍼스 변압기의 채산성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한전의 계획대로라면 장기적으로 효율개선을 통해 비용절감이 이뤄지겠지만 국익차원에서는 별다른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이처럼 아모퍼스 변압기개발에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는 아모퍼스 원자재 값이 워낙 비싼데다 국산화될 가능성도 희박해 남좋은일 시키기 안성마춤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한편 이와관련 국내에 아모퍼스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얼라이드시그널사는 국내 모업체와 합작생산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제조업체들은 이것 조차도 「속빈강정」이 되기 쉽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변압기 효율이 개선되는 등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원자재가 완전 국산화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는 국가의 무역적자를 늘리는 결과가 될』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한전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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