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은 올 연말까지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중으로 가전경기가 되살아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전업계는 판매부진을 벗어날 호재가 거의 없다면서 내수경기의 침체국면이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수출 경기는 최근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가 기대하는 만큼 호재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달들어 에어컨과 같은 극히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비수기에 접어들었다. 가전업체들은 해마다 겪었던 비수기지만 이번 비수기는 예년과 달리 버겁게 받아들이는 눈치다.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려오면서 가중된 재고부담과 마진축소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맞이하는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비수기를 「보릿고개」로 비유할 정도다.
문제는 성수기가 와도 내수경기의 전망이 그리 밝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신제품 출시를 불황 타개책으로 과용한 나머지 이제 새로 내놓을 신제품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
또 광폭TV,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플레이어와 같은 차세대 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당장 실판매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여기에 소니TV를 비롯한 외산제품이 유입량이 날로 늘어나 국산 가전제품의 점유율은 점차 떨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 안으로는 내수경기가 되살아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가전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인 것이다.
다만 세탁기를 비롯해 대체 수요기를 맞이한 일부 가전제품들은 매기회복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막연하기는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되살아나고 대선과 같은 악재도 사라질 내년초에 가면 내수경기가 회복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내수경기에 비해 수출경기에 대한 전망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그런데 이러한 낙관론도 점차 회의론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동안 수출이 활발했던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중동,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 대한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이 최근들어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TV의 최대 수출지역인 CIS는 최근 현지 정부들이 통관을 강화하면서 수출길이 봉쇄되고 있다. 또 이같은 규제는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 국가로 확산되어가는 추세다.
동남아시장의 경우 현지에 먼저 진출한 일본업체들이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국산제품의 입지가 약화됐다.
중동시장은 이러한 어려움은 없지만 전체 가전 수출을 이끌어가기에는 시장 규모가 아직 미약하다.
대우전자의 한 임원은 『가전 수출의 경기에는 그동안 환율과 현지 시장의 경기와 같은 변수가 영향을 미쳤는데 최근에는 현지 정부의 규제와 같은 새로운 변수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변수는 모두 예측이 어려운 것들로 가전업체들은 정확한 수출 전략을 수립하기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그동안 국산 가전수출의 주종을 이뤘던 직수출은 올 하반부터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 한쪽에서 제기되고 있다.
다만 그동안 국산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던 엔화 약세가 이달들어 점차 해소될 기미를 나타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엔화가 강세로 바뀌어도 그동안 위축된 국산 가전제품의 경쟁력이 되살아나려면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가전업계는 올 하반기가 내수와 수출 모두 무척 어려운 시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초에는 그동안의 악재가 해소되고 해외 현지생산이 정착되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돼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여기에는 적지 않은 기대감이 내포돼 있는 상황이다.
<신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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