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 소프트웨어시장을 둘러싸고 기업들의 離合集散이 거듭되고 있다. 게임시장에 신규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선 게임시장에 진출해있던 기업 중에서 철수하거나 사업방향을 재검토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게임시장에 신규 진출한 기업은 금강기획, 대농, 쌍용정보통신, 웅진미디어, 효성생활산업 등 대기업과 지구 및 신라음반을 비롯한 중견 음반사 등이다. 이에 반해 이미 게임시장에 진출한 한국BMG등 외국직배사가 게임시장에서 철수한 데 이어 미원정보기술과 두산동아 등 일부 대기업이 게임사업의 방향을 전환했다. 기업들의 움직임이 이처럼 상반된 이유는 게임시장을 보는 관점이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신규로 게임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게임산업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 초 현대전자 멀티미디어사업부를 이관받은 금강기획은 최근 미국 어콜레이드게임 11편을 확보하는 것을 계기로 게임시장에 진출했으며, 대농도 계열사인 한메소프트사를 통해 미국 GTI사의 「데스랠리」, 게임뱅크사의 「사무라이스피리츠」 등 판권을 확보한 데 이어 국제전자센터에 1백10평 규모의 유통점을 개설하는 등 유통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한 쌍용정보통신은 RPG인 「전사 라이언」을 자체 개발, 출시했으며 웅진미디어도 최근 미국 게임개발업체인 ASC사의 어드벤처게임 「퍼펙트 웨폰」을 출시한 데 이어 앞으로 「4*4/hard core」 등을 수입판매할 계획이다. 중견 음반사인 신라음반은 한국후지쯔로부터 「손자병법」의 판매권을 획득하고 오는 6월 출시할 예정이며, 지구레코드도 미국 뷰콤인터액티브사와 「오퍼레이션 카니지」와 「고대무덤의 비밀」 등의 판권을 획득하고 게임시장에 진출했다. 이밖에 효성생활산업은 최근 게임시장 진출과 관련된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최종적으로 결정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와 관련,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PC보급이 5백만대를 돌파하면서 올해 국내 PC게임시장이 6백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앞으로도 두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에 게임시장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게 마련이다. 게임시장에 진출한 기존의 기업 중에서 게임사업을 포기하거나 사업방향을 재정비한 업체도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음반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한 한국BMG사는 최근 본사의 결정에 따라 게임 관련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게임사업의 정리와 함께 서울지역 레코드점 20여개를 통한 게임판매도 철수했다.
또 미원정보기술은 최근 게임사업팀을 영상사업부로 통합하면서 기존 사업방향을 1백80도 전환했다. 이 회사는 PC게임의 해외판권을 수입판매하는 기존의 사업방식을 전면 중단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영상제작기술을 바탕으로 PC게임 및 아케이드게임을 개발키로 하고 최근 자체 개발한 운전시뮬레이터를 응용, 아케이드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교육타이틀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두산동아도 게임사업의 내실을 도모하기로 하고 해외판권을 무분별하게 확보, 출시하기보다는 이미 확보된 세븐스레벨의 「트레이서」 등을 한글화해 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일부 대기업들도 생각만큼 게임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데 따라 해외판권 위주의 게임사업을 재검토중이다.
이는 게임시장의 성장성이 생각만큼 크지 않은 데다 업체간의 경쟁으로 인해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시장의 유통망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한 대기업들이 섣불리 사업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업들의 이합집산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규모의 성장성은 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너무 많은 대기업들이 참여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특히 게임시장의 속성상 어느 한 업체가 독주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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