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컬러TV시장 차세대 주인공은…

미국에서 지상파를 이용한 디지털방송 일정이 내년으로 앞당겨지고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최근 고선명(HD)TV시제품이 개발되는 등 디지털방송 기술이 국내외 가전시장에 파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29인치 제품의 뒤를 이을 컬러TV시장의 주력제품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화면비율 4대3의 29인치 TV가 그동안 주력제품이었던 25인치를 제치고 국내 컬러TV시장의 주력 모델로 자리잡은 이후 올들어서도 1.4분기 중 29인치 TV는 16만여대가 팔려 전체 판매비중이 33%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불황속에서 고급형 모델보다 30만∼40만원 정도가 저렴한 29인치 염가형 모델이 늘어나면서 가속화되고 있는데 가전업계에서는 앞으로 29인치 모델의 판매비중이 40%를 넘는 내년말까지는 29인치 제품이 TV시장의 주력모델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전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의 대형TV 선호추세가 29인치를 정점으로 한계에 달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컬러TV가 25인치 제품에서 29인치 제품으로 넘어오는 데 불과 3년 정도가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오는 99년부터는 어떠한 형태든지 주력 모델의 물갈이가 일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향후 컬러TV시장의 주력제품으로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제품은 33인치 초대형 4대3 TV와 32인치 광폭TV로 집약되고 있다. 33인치이상 초대형 4대3 TV는 지난해 2만여대가 팔려 전체 판매비중이 1.2%에 달했으며 32인치를 포함한 광폭TV는 5만5천여대로 판매비중이 2.8%에 달했다. 또 33인치와 32인치 광폭TV의 가격은 현재 최고급형의 경우 모두 2백만원대로 가격차이는 10만원 안팎이다.

현재 기술적인 동향으로는 32인치 광폭TV가 향후 주력모델로 부상할 것이라는 견해가 다소 우세하다. 디지털위성방송, 디지털 지상파 방송은 물론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등 차세대 영상매체가 화면비율 16대 9를 기본사양으로 적용하고있어 32인치 TV를 중심으로 광폭시대로 넘어가는 것이 대세라는 견해이다. 또한 29인치 고급형제품과 32인치 광폭TV가격차이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32인치 광폭TV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특히 광폭TV 사업에 무게를 실고있는 LG전자와 아남전자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4대3규격의 연장선상에서 플러스원 TV를 개발한 삼성전자는 광폭TV 대세론에 여전히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광폭TV시장이 활성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곳은 일본에 불과하며 연간 1억대 규모의 TV시장에서 4대3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90%를 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오는 99년부터는 디지털방송이 본격화되고 국내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는 것을 틈타 일본산 광폭TV가 유입되면서 광폭TV의 판매가 신장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16대9 화면을 충족시켜 줄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의 부족으로 주력제품으로 부상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된다고 해도 방대하게 보급된 4대3TV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역시 시장주도권은 33인치를 중심으로 4대3TV가 쥘 것 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33인치 이상 4대3 초대형 TV도 현재까지 국내업체들이 브라운관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고 세계시장 수요가 불투명하다는 한계를 안고있으나 광폭TV 수요가 단시간에 급증하기는 어려운만큼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기술적인 대세론을 힙입어 32인치 광폭TV가 29인치 TV의 뒤를이어 TV시장의 세대교체를 가져올지 아니면 방대한 기득권을 확보하고 있는 4대3 TV의 여세가 33인치로 이어질 수 있을지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가전업체보다는 방송이나, 소프트웨어업계의 움직임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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