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미국 월트디즈니사의 월트와 그의 형 로이는 단편 만화영화를 제작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이때 진취적인 성격의 학용품회사 임원이 그들에게 구세주로 다가왔다. 미키마우스의 그림을 아동용 공책에 인쇄하는 대신 3백 달러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던 것이다.
「캐릭터」라는 말과 「산업」이라는 말이 결합되어 이 세상에 「캐릭터 산업」이라는 개념이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지금의 디즈니 상품은 50센트짜리 미키마우스 지우개로부터 다이아몬드가 박힌 3천5백달러짜리 브로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만화영화산업이 1의 부가가치를 낳는다면 캐릭터, 게임, 테마파트 등의 만화파생상품은 20배의 부가가치를 낳는다는 것이 만화선진국들의 계산방법이다.
1980년대 초만 하더라도 미키와 도널드의 T셔츠와 장난감에 대한 로열티의 수익은 월트디즈니사의 영화부문 사업보다 2배의 성적을 올렸다. 일본의 경우 「이웃집 토토로」는 만화영화 수익 7억엔에 캐릭터 수입은 1백50억엔까지 올렸다고 한다. 21배가 넘는 숫자다. 이쯤되면 캐릭터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캐릭터 산업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국 남들 이야기만 하게 된다. 내세울 만한 우리의 캐릭터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캐릭터 산업 시장규모는 아직 보잘것이 없다. 연간 3천억 정도다. 이 중에서도 국산 캐릭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미국과 일본의 캐릭터가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캐릭터는 아직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캐릭터는 캐릭터 스스로 존재하는 법이 없다. 대개 출생지는 만화영화이고, 만화영화의 성공 여부에 따라 그 캐릭터도 생명을 같이하게 마련이다.
다시 말하면 캐릭터 산업을 논하기 이전에 우리의 만화산업부터 논해야 할 것이다. 요즘 만화영화 제작하청국에서 탈피하려는 모습이 엿보여 반갑기는 하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시도되었던 극장용 만화영화들이 대부분 실패하여 아쉬움을 남긴다.
기본적으로 만화영화는 판매시장 타깃을 세계시장으로 잡아야 한다. 실사영화보다 훨씬 높은 제작비를 국내시장만으로 뽑기는 어림없기 때문이다.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세계시장에 맞는 양질의 작품으로 제작되어야 한다. 영어더빙, 선녹음으로부터 해외심의기준도 고려해야 하고 기술수준, 법률관계 등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판매망 확보를 위해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회사와도 합작관계를 수립해 놓아야 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의 만화영화가 세계시장에 팔린다면 우리의 캐릭터는 저절로 따라가게 마련이다. 국산 만화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라이선스 대행업체로서 방송국들의 관심이 모아질 때 우리의 캐릭터산업도 세계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金東聖 에스미디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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