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판매기 제조업체들이 여름철 특수를 겨냥, 슬러시기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슬러시기 위생문제가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산전을 비롯 삼성전자, 해태전자, 만도기계 등 대기업과 세아물산, 카이저통상 등 중소기업들이 계절성 상품인 슬러시기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한두 업체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복잡한 기계구조때문에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러시기는 슬러시 원액을 얼리고 이를 스크류를 통해 밀어내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여름철에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자주 슬러시 투출구를 분해해 세척, 살균해야 하지만 기계구조가 복잡해 장기간 그대로 사용, 불결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무관심과 함께 제조업체들도 위생문제에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데, 올 여름 시장선점을 위해 판매경쟁에만 급급해 식품취급 허가가 없는 문구점, 수퍼마켓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판매를 함으로써 위생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구점이나 일반 수퍼 등에서 슬러시기를 설치하려면 식품법상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도 임의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허가를 받은 매장도 위생관리가 허술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일부 업체는 사용자들이 쉽게 분해, 조립할 수 있도록 기계구조를 간소화하는 한편 제품판매시에 사용자를 대상으로 기계의 조작방법과 분해, 조립, 청소방법 등에 관해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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