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가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 전자결제시스템(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이 프로토콜 준비작업부터 지연을 거듭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인터넷에서의 안전한 신용카드 사용을 위해 현재 SET 프로토콜을 준비 중인 비자인터내셔널사와 마스터카드사는 최근 지난 14일로 예정됐던 1차 프로토콜 완료시기를 오는 5월말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서도 마음놓고 신용카드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기가 뒤로 늦춰지는 한편 전자상거래의 실현 시기도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비자 및 마스터 양사의 이같은 지연발표로 가장 난색을 표하는 곳은 SET 프로토콜이 완성돼 인터넷에서도 자사 상품이 통용될 것으로 기대했던 신용카드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는 특히 SET 프로토콜의 완료시기가 지난 96년 가을부터 지연에 지연을 거듭해왔던 터라 전자상거래 자체에 대한 부정론까지 도출할 정도로 실망의 빛이 역력하다.
또한 인터넷에서 전자상거래가 이뤄진다 할지라도 판매자들이 희망하는 만큼 빠르게 신용카드 구매가 늘지는 않을 것이란 업계 일각의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주위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비자 및 마스터카드가 SET 프로토콜의 완료시기를 보류한 이유는 아직 시스템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등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많은 문제들의 해결과 인터넷 사용자들의 편리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SET 프로토콜 완성을 위해 이들이 미완의 과제로 꼽는 것은 크게 3가지.
이 가운데 첫번째로 지적되는 것은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신용카드 결제에 앞서 확보해야 하는 디지털ID 관련 문제다. 이 디지털ID의 확보가 안전한 결제를 위한 필수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등 여타 후유증의 해결은 SET 프로토콜에 가장 근본적으로 요구되는 부분으로 일반 대중들이 인터넷을 안전지대로 인식토록 하기 위해 이 또한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 쇼핑몰을 처음 방문한 소비자들이 찾고자 하는 물건들을 쉽게 발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전체 시스템과 결제 시스템을 조율하는 일도 남겨진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들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마땅히 해결돼야 하는 과제나 해결시기는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던 문제점들임에도 불구하고 해결시기는 묘연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판매자들의 결제용 서버 소프트웨어와 SET 프로토콜의 상호 지원여부가 더욱 큰 과제로 남아 있어 전자상거래의 실현시기는 더욱 예측불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최초로 판매용 서버소프트웨어를 발표할 IBM이 빨라야 오는 7월에나 SET의 마지막 스펙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다른 업체들은 이보다 훨씬 늦게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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