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이 14일 부장급 인사를 끝으로 이계철 사장이 인사 혁신이라고 표현해온 인사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계철 사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눈앞의 경영 개선보다는 5년내지 10년후의 평가를 염두에 둔 장기적 안목의 작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통신의 마지막 독점사업인 시내전화 사업분야에까지 경쟁사업자가 등장하고 나아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출범으로 외국사업자의 국내시장 진출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사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통신은 95년 이후 당기순이익이 매년 2천억원 이상씩 감소하는 등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맞기 전부터 극심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인사 혁신작업은 그동안 수익성과 공공성이라는 두개의 이율배번적인 목표 가운데 수익성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신임 이계철 사장은 이러한 위기의 원인을 우선 기존 인사운영에서 찾고 있다.
연공서열 위주의 경직된 승진과 보직인사, 기관장과 관리직의 고령화와 정체화가 한국통신의 경쟁력과 대외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주범이라고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독점시대의 관리 행태가 결국 서비스 업체의 최우선 과제인 고객 만족을 등한시 한채 내부 관리 위주의 현장 경영이라는 화근을 불러왔다는 게 이번 인사 혁신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인사 작업의 골자는 책임 경영을 위한 임기제 확대와 민간기업식의 박탁인사로 요약된다.
우선 그동안 집행간부에만 적용해온 3년 임기제를 관리급까지 확대, 임원급 간부들에게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을 떠맡겼다.
이에따라 임기제를 적용받는 사람은 당초 9명(집행간부)에서 관리급을 포함 36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개인비리 등 잘못만 없으면 정년을 보장받는 현실 안주형 조직에서 능력있는 사람만 남겨놓은 공격형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관리급과 국장급 인사에서 전문성과 패기를 주요 기준으로 삼아 큰폭의 발탁성 인사를 단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번에 관리급으로 승진한 8명 중에 고시 출신이 5명, 박사학위 보유자가 1명이고 승진자의 절반인 4명을 40대로 발탁한 데서 한국통신의 젊어지기 노력을 짐작할 수 있다.
국장급 인사에서도 기존 한국통신 인사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국장 승진자를 지방 기관장으로 내려보내던 관행을 과감히 탈피, 기획 및 정책부서에 전문성을 위주로 27명을 곧바로 본사에 배치한 것이다.
이에따라 공사설립 이후 입사한 공채 출시 7명이 처음으로 국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경험이 풍부한 본사 국장 15명을 지역본부 및 현업 기관장으로 전진 배치시키는 공격형 인력 비채를 한 노력이 엿보인다.
반면 8명에 이르는 국장급을 경영실적 불량을 이유로 타지역으로 전보시키는 등 한국통신 설립이후 처음으로 경영 책임에
따른 인사 배치를 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14일의 부장급 인사에서도 본사의 기획부서에서 새로 승진한 부장 58명을 본부 부장으로 대거 발탁하고 본사 재직자 가운데 15명을 지역본부로 전출시키는 등 관리급과 국장급에서 보여준 인사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특히 앞으로 더욱 경격적이고 파격적인 인사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명예승진이나 명예퇴직 등의 퇴출 프로그램과 외부 민간 전문가들의 특채 등 인력보강 프로그램을 적절히 활용, 원활한 인력 순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경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사장과 기관장간의 경영계약제를 도입하는 등 민간의 활력적인 요소를 대거 유입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통신의 자구 노력이 실질적으로 성사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같은 인사혁신 작업을 위해서는 인력관리는 임금 드으이 결정에 자율권을 가질 수 있는 정부출자기관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한국통신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와함께 인사 혁신작업에 따르는 내부 불만세력을 어떻게 무마시키느냐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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