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기록.
진기홍 옹은 다시 요람일기를 읽어 내려갔다.
읽는다는 표현보다 마음으로 새긴다는 표현이 옳을 정도로 정성스레 읽어 갔다.
1904년 2월 9일, 대구전사장 전보.
일본 군대 부위가 통역 1명을 데리고 오늘 상오 9시경에 본사에 와서 『내외국 사전암보(私電暗報)는 내 외국을 물론하고 통신하지 말되 거전(去電)은 받지 말고 내전(來電)은 나누어 수신처에 전하지 말고 이를 통신원에 보고하라. 일본 관보는 일본 전보로 발송한다』하며 이를 참모부 명령이라 하기에 본관이 본원(통신원)의 훈령이 있기 전에는 멋대로 할 수 없다 하니, 그 부위도 참모부에 다시 전보를 쳐서 알아본다고 한다. 조치 바란다.
부산우전양사장 보고.
이달 6일 하오 4시경에 일본인이 와서 우전양사를 점령하고 관원과 원역(員役:종사원)은 물론 외부인의 출입도 금지하며, 사무를 간섭하고 선로를 막고 끊으며, 우편물을 육상으로 발송하니 조사 바람(10일 접수) 창원우전양사장 보고.
이달 6일 하오 4시경에 일함 1척이 입항하여 병정 백여 명이 양사를 점령하고 양사 관원 및 역원의 출입을 금하여 통신할 수 없으니 조치 바람 (10일 접수) 대구전사장 전보.
일인이 국문 암호전보를 접수하지 못하게 하니 어찌 조치할지 회교(査照伏望) 바람 (동일 접수) 국문전보를 일인이 만류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 이미 외부(外部)에 알려 일본 공사관에 이유를 알아보도록 했으니 그리 아시라(동일 발송) 1904년 2월 14일.
체신과장(김철영)이 경성(서울)에 있는 일본 우편국장과 담판한 사건.
오늘 상오 10시경에 경성에 있는 일본 우편국장 다나까 지로(田中次郞)가 전보원 5인, 위관 1인, 헌병 4인을 대동하고 전보총사에 온다기에 체신과장이 즉시 총사에 가서 방문한 사람들에게 날씨에 대한 인사를 하고 나서 찾아 온 이유를 물었다.
다나까 : 갑오년의 일본과 청나라의 전쟁 때 귀국과 아국이 동맹하여 전선을 차용하는 등, 끼친 걱정이 많았다. 이번에 러시아와 개전한지라 우리가 통신이 편리한 귀전사에 머무르겠다. 귀국의 관보(官報), 상보(商報)는 통신에 장애가 없도록 할 터이나 개성, 평양, 원산 등지의 발착전보는 관사국보(官私局報)를 물론하고 우리 국원이 검사하고 도장을 찍은 후에 발송하고 배달케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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