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경기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분기 일반 부품업계는 대체로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이동통신 등 일부 성장성 세트산업의 영향을 받은 분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4분기에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일반 부품업계는 총체적 경기 하강국면 지속, 작업일수 부족, 계절적 비수기, 가전의 침체, 부품가격 하락 등 여러 악재를 예상, 당초 매출계획을 적게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목표달성은커녕 지난해 수준이거나 이마저도 밑도는 부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양극화 현상을 빚고 있는 PCB(인쇄회로기판)업계의 경우, 가전의 영향력이 큰 대다수 중소 단면 및 양면PCB업체들은 매출정체로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LG전자,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삼성전기, 이수전자 등 통신용의 비중이 높은 다층기판(MLB)업체들은 전년동기 대비 20~3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대조를 이루었다.
대표적인 회로부품인 콘덴서업계는 공급가격하락, 수출부진, 수요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는 마일러콘덴서와 전해콘덴서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거의 전년동기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기도 버거웠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업체들은 목표를 하향조정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저항기업계 역시 최대 수요처인 컬러TV에서 일본 소니의 시장잠식이 심화되고 있는 등 주요 가전경기의 위축으로 당초 매출목표를 매우 긴축적으로 잡았음에도 불구, 대부분의 업체들이 1.4분기에 목표치의 90%선을 달성하는데 그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밝혀졌다.
커넥터업계는 가전의 침체와 특히 자동차업계의 수요부진 및 파업여파의 영향으로 관련 커넥터 부문의 매출이 1.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20%가량 줄어드는 등 고전한 반면 노트북PC, 이동통신단말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정보통신용 커넥터부문은 최고 50%까지 늘어나 업체별, 품목별로 부침이 심했다.
또한 코어업계의 경우 경쟁국인 일본 업체들의 엔저에 따른 경쟁력 회복에다 업계의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이 겹쳐 대부분 작년 같은기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 상대적으로 괜찮았던 페라이트코어업체들은 설비증설에도 불구,매출은 소폭증가에 머물러 전반적 경기부진의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다.
이밖에도 튜너, 데크매커니즘, 스피커 등 AV부품을 비롯, 트랜스, 스위치릴레이, 소형모터, 건전지 등 가전과 자동차의 영향이 높은 부품업체들의 매출은 작년 수준을 밑돈 것으로 집계된 반면 2차전지, RF부품 등 통신전용부품과 통신용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전자산업의 구조조정에 따라 부품업계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음을 반영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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