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환차손에 대한 대책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11일 가전3사에 따르면 최근 달러화 강세로 인해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가전3사가 올들어 4월초까지 기록한 환차손 규모는 각 업체가 지난 1년 동안 기록한 환차손 금액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한달 동안에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30원이나 평가절하돼 가전3사의 환차손 규모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는 올들어 각각 3천억원과 2백억원에 이르는 환차손을 입어 이미 지난해 전체 외화손실 규모를 넘어섰으며 LG전자도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외화손실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전3사는 최근 가능하면 결제통화를 약세통화로 바꾸는 등 환차손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달러 일변도였던 외화차입금 형태를 다변화해 결제통화를 마르크, 엔과 같은 약세통화로 바꾸는 데 주력키로 했는데 최근 올해 결제할 전체금액의 20% 선을 이들 약세통화로 결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LG전자는 부품과 자재 등을 수입할 때 결제시점을 3∼6개월 정도 늦춰놓은 결과 달러를 비싼 값에 사 결제하게 됨으로써 손실이 크다고 보고 이같은 연지급수입의 결제기간을 앞당기는 한편 그동안 위험성 때문에 삼가왔던 선물환 형태인 스왑거래도 최근 시도하고 나섰다.
대우전자도 결제통화를 약세통화로 바꾸는 등 환손실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업체의 관계자들은 『원화가치가 하락한만큼 수출경쟁력이 확보되면 환차손실을 상쇄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달러 대비 엔화가 약세를 보여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어서 당분간 환차손을 줄이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책당국과 업계는 올 하반기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개선돼 상반기와 같은 원화의 평가절하에 따른 환차손 규모는 얼마 정도는 적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워낙 상반기에 타격이 커 올해 환차손과 이에 따른 경상이익의 축소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대우전자가 최근 내놓은 지난해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해 전반적인 매출 및 영업이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화의 평가절하에 따른 환차손이 커 경상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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