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달평균 1백20여대의 고장난 컴퓨터를 수리합니다.』
컴퓨터 유통업체인 해태I&C의 AS사업부에 근무하는 신선경씨(24)는 하루 평균 4,5대의 컴퓨터를 수리하는 전문 AS요원으로 해태I&C의 전국 10개 지사를 통해 본사로 들어오는 모든 컴퓨터의 수리를 전담하고 있다. 국내 컴퓨터업계에서 한 회사의 컴퓨터수리를 전담하는 여성직원으로는 신씨가 처음이다.
해태I&C의 AS사업부에는 18명의 AS요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신선경씨는 남자직원들을 제치고 전동드라이버와 롱노우즈 플라이어를 갖고 직접 컴퓨터 내부를 뜯고 수리하는 수리분야를 맡고 있다.
신선경씨는 『AS란 컴퓨터수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AS부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배송체계, 상담, 접수 등 다양한 인력과 조직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며 같은 부서 남자직원들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도 잊지 않고 강조한다.
『최근 컴퓨터업계의 AS부서에 여성인력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는 여성 AS요원이 남자직원에 비해 꼼꼼한 일처리 능력을 갖고 있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일 것입니다.』
신씨는 최근 여성인력의 사회진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데, 특히 AS분야와 같은 대고객 서비스분야에서만큼은 여성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워우먼으로 자신감 넘치는 신선경씨 역시 업무상 여성만이 갖는 고충을 토로한다. AS에는 일반적으로 본사로 우송된 제품을 수리하는 일반AS와 고객의 거주지를 방문하는 방문AS가 있는데, 여성의 경우 방문AS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96년에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1년2개월 동안 컴퓨터 AS사업부에 근무해온 신씨는 짧은 입사경력에도 불구하고 해태I&C의 컴퓨터 수리를 전담할 수 있게 된 배경에 대해 『컴퓨터프로그램 개발 커리큘럼을 갖는 정보처리학과를 대학 전공으로 선택한 것이 큰 힘이 됐고, 입사 이후 이를 바탕으로 열심히 공부한 덕택』이라고 설명했다.
『한달동안 1백여대 이상의 컴퓨터를 수리하면서 컴퓨터가 고장나는 원인이 수백가지에 이르는 것에 놀랐습니다. 한편으론 의뢰건수의 80% 이상이 고객들의 사소한 잘못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는 데 더욱 놀랐습니다.』
신선경씨는 고객들이 조금만 신경쓰면 AS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례로 바이러스 감염, 전원플러그 미접촉, 메모리 부족, 프로그램의 오동작 등을 들고 있다.
해태I&C는 이달초 체인점 형태의 유통사업에 진출하면서 AS원을 대거 양성하기로 했는데 이들 요원의 AS 시범교육자로 신선경씨를 선임했다. 신씨는 이를 계기로 실기와 더불어 이론분야의 학습을 보강해야 할 것으로 판단,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전문 교육기관에서 행하는 컴퓨터 전문가 교육과정을 이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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